정월대보름 달집 태우기 행사가 지난 24일 군내 각 마을 청년회, 체육회 주최로 일제히 열려 고성군과
군민의 평안, 발전을 기원했다. 지난 한 해 액운을 씻어내고 무병장수와 풍년을 기원하는 달집 태우기 행사는 흐린 날씨 탓에 새해 첫 보름달이 뜨는 것을 볼 수는 없었지만 수천 명의 군민들이 마을별로 모여 농악대의 신명나는 길놀이와 불꽃놀이 등을 즐겼다.
이어 하늘과 땅과 사람을 상징하는 12m짜리 소나무 3개와 8m 소나무 24개, 1년 365일과 24절기를 나타내는 대나무 365개와 청솔가지 24단, 열두 달을 나타내는 짚 12동, 사계절을 나타내는 장작 4짐과 새끼 12타래, 삭정이와 갈비 등을 섞은 달집에 점화했다. 참석한 군민들은 타오르는 달집을 보면서 액운은 다 날아가고 만복이 깃들기를 기원했다.
고성청실회(회장 강재훈)가 주최하는 제29회 고성군민 달집축제는 고성읍 기월리 경관농업단지에서 진행됐다. 간간이 빗방울이 흩날리며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사장을 찾은 군민들은 홍실회에서 마련한 따끈한 어묵탕과 차, 귀밝이술을 마시며 몸을 녹였다.
이른 오후부터 행사장 주변에서 소원등을 달집에 달고 새끼꼬기, 연날리기, 제기차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를 즐기는 마당이 마련됐다. 트리케라톱스 조형물 옆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는 아랑고고장구, 대원에어로빅, 가수 윤철·김미리 씨의 공연은 물론 민요와 판소리, 사물놀이, 풍물공연 등이 이어져 축제의 열기를 더했다.
강재훈 고성청실회장은 “작은 불씨로 지핀 불기둥이 보름달과 같은 큰 빛으로 번져 온갖 시름과 고통, 근심걱정, 모든 질병과 액운을 잠재우고 새해에는 건강과 소원을 이뤄 풍요롭고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바란다”라면서 “오순도순 손잡은 우리 청실홍실의 따뜻한 마음이 참석하신 여러분께도 전해지길 바라며 작은 불꽃 하나가 큰불을 일으키듯이 뿌리내린 정월대보름 달집 대축제가 우리 소가야의 마당에 영원토록 자리매김해 나가길 간절히 기원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달집축제는 고성농요의 길놀이로 기원제마당까지 이동, 백문기 고성문화원장이 축문을 낭독하고 마을소지와 몸소지, 우마소지, 부정소지 등으로 액운을 몰아내고 새해 소망과 발복, 발전을 비는 기원제가 이어졌다.
고성읍에서 개최되는 달집축제는 1988년 고 허원태 전 두보식품 대표를 주축으로 소가야향토문화연구회와 농민회 등이 뜻을 모아 처음 시작했다. 이후 1991년부터 고성청실회가 동참하면서 행사를 발전시켜 지금은 청실회가 단독으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회화대보름회(회장 김봉준)에서도 지난 24일 정월대보름을 맞아 마구들 동고성체육공원 앞에서 달집태우기 축제를 개최했다.
회화대보름회가 주최하고 회화농가주부모임, 회화면 유기관단체에서 후원한 이번 축제에는 군고구마, 굴 직화구이 등 다양한 먹거리와 회화면 농악단의 풍물놀이, 각설이 공연 등 풍부한 볼거리가 마련돼 400여 명이 행사장을 찾아 축제를 즐겼다.
기원제에서는 김봉준 회화대보름회장을 비롯한 조호철 면장, 유무송 회화면 노인회장, 하학열 전 군수, 우정욱, 최두임, 김희태 군의원, 최낙문 동고성농협조합장 등이 참여해 면민들의 안녕을 기원했다.
김봉준 회화대보름회장은 “여러분들이 많은 도움을 준 덕분에 달집태우기 축제를 준비할 수 있었다”라며 “올 한 해도 큰 사건 사고 없이 평안한 갑진년이 되기를 바라며 정월대보름 행사의 취지대로 액운을 없애고 지역민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행사장을 방문한 한 면민은 “비록 날씨 때문에 달이 뜨는 것은 눈으로 보지 못했지만, 타오르는 달집을 보면서 올해도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고 집안에 좋은 일만 가득하길 빌었다”라고 말했다.
앞서 회화농악단(단장 황종식)이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회화면민의 안녕과 발전을 기원하는 ‘지신밟기 행사’를 펼쳤다.
황종식 단장은 “올해가 풍요롭고 활력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며 지신밟기 행사를 추진하게 됐다”라면서 “갑진년 한 해 회화면 지역의 무사 안녕과 주민의 평안을 기원한다”라고 말했다.
대가면에서는 면사무소 앞마당과 논에서 대가면청년회(회장 제정란)가 주최하는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한 해 소원 성취를 기원하는 소원지 쓰기와 대가면풍물단의 농악 공연, 새마을부녀회가 즉석에서 끓여낸 따끈한 떡국 나눔, 흥겨운 품바 공연으로 면민화합잔치가 열렸다.
월출을 앞두고 추운 날씨에도 많은 면민이 참석한 가운데 소망을 담은 소원등을 매단 달집이 타오르자 참석자들은 제각기 가족의 건강과 행복, 평안을 기원했다.
제정란 청년회장은 “연일 계속되는 비로 걱정이 많았지만 많은 분의 참여 속에 갑진년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가 성공적으로 끝나게 되어 매우 기쁘다”라며 “올 한 해 소망하는 모든 일들이 다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삼산면에서도 달집태우기 행사가 개최됐다. 삼산면 청년회(회장 심창훈)와 주최·주관하고 삼산면과 삼산면체육회 등이 후원한 이번 행사에는 청년회 회원 및 면사무소 직원, 면민 등 130여 명이 행사에 참석해 전통 민속문화를 되새기며 풍성한 한 해를 기원했다.
이날 행사에는 삼산면 자유총연맹에서 떡국, 수육, 굴전 등 새해맞이 명절 음식을 다양하게 준비하여 흥과 입맛을 모두 돋웠다. 오후에는 고고장구단의 공연부터 초청 가수 윤철·황인아·진승희의 화려한 무대가 면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심창훈 회장은 “달집을 준비하면서 이런저런 어려움도 많았고, 특히 비가 와서 더욱 심란했는데 이렇게 활활 타는 모습을 보니 그간의 고생이 모두 산화된다”라며 “삼산면민들이 모두 건강하고 한 해 동안 행복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개천면에서는 옥천교 주변에서 개천면청년회(회장 김낙문)가 개최하는 정월대보름 행사가 열려 면민들이 윷놀이 등 민속놀이를 즐겼다.
개천면 청년회 김낙문 회장은 “연일 계속되는 비로 걱정이 많았지만 많은 분의 참여로 갑진년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가 성공적으로 끝나게 되어 매우 기쁘다”라며 “올 한 해 소망하는 모든 일들이 다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군내 56개 마을에서 일제히 달집태우기 행사가 개최돼 액운을 물리치고 만복을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