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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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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세 모친
안정선(디카시마니아)
아랫줄 쭉 아침약
점심 딸랑 하나
저녁 윗줄 다 드시고
주무시기 전 눈약 꼭 넣으세요
몇 달째 반복 오늘도 행복
나이와 함께 더해지는 약가지 수
우리 부모님들의 식탁에는 나이를 더해갈수록 약 봉투들이 늘어난다. 비타민부터 감기몸살약, 근이완제, 소염진통제 등 밥상 위의 반찬가지 수보다 많은 약을 먹는 것을 보고 있으면 걱정이 먼저 앞선다. 안정선 시인<93세 모친> “주무시기 전 눈약 꼭 넣으세요” 당부의 말이다. 아침부터 먹기 시작한 약은 저녁까지 먹고도 모자라 주무시기 전까지 약으로 하루를 끝내는 일과다. 93세의 노모 몸에서 약들은 꽃처럼 피고 있다. 어르신들은 나이가 들면서 마음 한 구석에 오로지 기댈 수 있는 것은 한 줌씩 먹어야 하는 약과 생각하지도 못한 종합병원급의 수많은 병명뿐이다. 부모님들은 다양한 이유에서 망가진 몸으로 집을 짓고 끙끙거리며 오늘도 늘어져 있는 약 봉투에 의지하고 있다. 때로는 이미 유통기한이 지난 약들은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고 곳곳에 쟁여두기까지 한다. 필자도 이런저런 이유로 아침마다 챙겨 먹는 약의 가짓수가 늘어난다. 처음에는 한두 가지였지만 잘못된 식습관으로 나도 모르게 망가질 몸 생각에 건강식품을 비롯한 약들로 밥보다 많이 의존하며 사는 것 같다. 나이 들면 누구나 늘어나는 걱정과 함께 약의 많아지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것만이 정답은 아닐 것이다. 대부분의 약은 간에서 흡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무리수가 따른다고 한다. 조금 적게 먹는 방법과 무조건 약에 맹신하는 자세는 버려야 할 것 같다. 신약보다는 음식 섭취를 통한 영양분 보충을 충분히 하여 약에서 조금 멀어지는 습관을 권하고 싶다. 93세를 넘어 100세까지 장수하실 안정선 시인 어머니의 건강한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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