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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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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의 모정
무릎을 꿇을 수는 있어도 차마 고개를 떨굴 수는 없었다 못다 삭힌 정신의 끌텅으로 자식들이 살 세상 먼저 녹이는
이제는 놓아주어야 할 때
불사의 모정을 생각하면 먼저 가슴이 끓는다. 어머니들은 내 아이를 지키고 싶은 마음은 언제나 식지 않는 열기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무릎을 꿇을 수 있다고 하지만 차마 고개를 떨어뜨릴 수는 없다는 말에 멍하니 숨이 멎는다. 끌텅의 자세로 멈추고 있을 어머니. 어느 어머니도 다 이럴 것 같다. 오정순 시인<불사의 모정>“못다 삭힌 정신의 끌텅으로/자식들이 살 세상 먼저 녹이는//” 살기 힘든 세상을 보고 있으면 어머니들은 늘 자식 미래에 대한 걱정 앓이다. 영상에 비치는 연꽃 줄기는 무릎을 굽혀서라도 언 땅을 굽어 살피는 형상이다. 자식을 키우는 어머니의 간절한 모습이 오버랩된다. 크면 큰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자식은 어머니의 불안과 사랑 속에 놓인다. 이 세상 아이들을 품고 온 것처럼 따스한 대지의 역할을 다하는 어머니 모습이 디카시를 통해 잔잔히 들려온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 어머니들이 달라져야 한다. 나보다 낫다는 생각으로 그들을 믿고 지켜보는 마음을 키우는 어머니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겨울 꽁꽁 언 밭에서 발등을 동동거리며 햇살이 녹는 3월을 기다리는 그들도 어머니가 안고 있는 끌텅을 자신 내면으로 뿌리를 박고 있는 중이다. 물결이 움직이고 땅 위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모습은 그들이 출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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