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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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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태 고성군의원
최근 고성군 당항만에 해상 태양광발전 시설 설치가 논의되고 있다. 당항만에 계획 중인 해상 태양광발전 시설은 240㎿(198㏊) 규모로 고성군종합운동장의 약 30배 면적에 해당하는 크기이다. 해상 태양광발전 시설은 바다의 조류, 파도, 염분, 태풍 등의 환경조건 때문에 육상 및 담수에 설치되는 시설보다 설치와 관리에 어려움이 따른다. 해상환경에서 태양광발전 시설의 문제점들을 살펴보면, 해상태양광 시설은 담수에 설치되는 시설과는 달리 구조물 부식의 정도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으며 이를 저감하기 위해 부유체에 코팅하는 도료를 사용하게 되면 환경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 파도와 강풍 및 태풍에 의한 내구성 문제도 있다.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설치된 수상 태양광발전 시설에서는 강풍으로 인해 구조물이 망가지고 패널이 깨져서 물에 빠지는 등 파손이 발생한 적 있다. 패널에서 부서진 유리 조각이 바다 밑바닥에 깔려 있으면 어패류 등 해양생태계에 문제가 될 수 있으며, 그물로 물고기를 잡는 과정에서도 유리 조각이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어 인근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 새만금방조제에 설치된 시설의 경우 태양광 패널에 철새 새똥이 쌓이는 ‘새똥광’ 문제가 나타나기도 했다. 조류들이 바다 위에 떠 있는 패널을 일종의 섬으로 인식하여 벌어지는 현상인데, 태양광 패널에 조류의 배설물이 뒤덮여 있으면 발전 효율이 떨어지며 주변 경관도 해치게 된다. 패널 청소를 위해 세척제를 쓰게 되면 수질오염을 일으키게 되어 세척도 힘들뿐더러 새를 쫓아내기도 어려워 문제가 예상된다. 생태계 보전의 측면에서 보면, 당항만 해상 태양광발전 시설이 설치될 지역 인근에는 마동호 습지가 있어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마동호 습지는 2022년 국가습지보호지역에 지정되었으며 넓은 갈대밭이 형성되어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739종의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등 보존해야 할 가치를 지닌 지역이다. 또 마동호 습지는 인근의 당항리 공룡 발자국 화석산지와 함께 고성군 국가지질공원 추진단에서 지질명소 후보로 선정한 곳이다. 생물다양성이 풍부하여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이 서식하며 아름다운 경관과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지역으로 보전과 관리에 힘써야 할 곳에 해양 태양광발전 시설이 설치되고 운영된다면, 계속되는 공사와 개발 행위로 주변 생태계에 미칠 영향이 우려될 수밖에 없다.
특히 역사적인 측면에서도 당항만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께서 임진왜란 당시 1592년과 1594년 두 차례에 걸쳐 거북선을 앞세워 왜선 57척을 전멸시킨 당항포대첩의 전승지이다. 이순신 장군의 애국애족 정신과 역사적인 의미를 후세에 그대로 물려주고 임진왜란 5대 승첩의 하나인 당항포대첩을 기리는 장소에 태양광 발전시설이 웬 말인가!
그리고 고성군의 해양스포츠 육성에 있어 당항만은 아이언맨(철인3종), 전국 요트대회, 수영대회 등 각종 수상 스포츠 경기 개최에 최적의 자연환경을 갖춘 곳으로 고성군 스포츠마케팅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또한 당항에는 어촌계가 있어 어업에 종사해온 주민들에게 당항만은 평생을 일궈온 소중한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이러한 사안의 중대함에도 고성군은 아직 해상 태양광발전 시설 설치 저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생활 터전을 지키기 위한 주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당항만의 역사적 가치와 청정한 자연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고성군 행정에서도 적극 나서 줄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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