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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 후손들에게 오염된 바다만 물려 줄 일이 걱정입니다”
소박하고 깊은 우려의 뜻이 긴 한 마디로 말문을 여는 유형태(56)씨.
유씨의 첫 인상은 따가운 봄 햇살에 검게 그을린 얼굴과 순수함이 배인 얼굴이다.
30여 년 동안 목선 건조 일을 해 오고 있는 유씨는 F.R.P선박 시대에 몇 남지 않은 목선 선박 건조 목수 중 한 사람이다.
고성읍 수남리 철뚝 바닷가 공터에서 소형 목선 건조에 한창이던 유형태씨. 그의 눈에는 한 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으려는 신중함과 정교함이 묻어 나고 연장을 든 손에는 선박을 주문한 고객의 고마움에 답례라도 하듯 정성이 묻어 있다.
소형 목선에서부터 대형선박 그리고 뗏목을 포함해 지금까지 유 씨가 직접 손으로 제작한 목선의 수는 헤아릴 수 없다. 한 대 한 대 건조할 때마다 그 정성은 늘 변함없다.
다른 일반 목수일과 달리 사람의 생명과 연관된 일이라 그리고 고객들의 삶의 터전을 만들어 주는 일이라 더더욱 혼신의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다.
조선업의 발달로 인해 근래에 목선을 건조하는 일이 거의 없는 현실로 미루어 볼 때 얼마간의 시간이 더 흐르면 목선 건조 일을 하는 목수라는 직업이 없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과거 대부분의 선박 건조일이 목선 형태일 경우 다른 직업에 비해 꽤 수입이 높은 편이었다고 말하는 유씨는 지금은 그 시절과 비교해서 수입이 터무니 없이 적은 편이라 근래에 이르러 배 만드는 목수일을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한 명도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는 고성 지역뿐만 아니고 전국적으로 비슷한 추세이다.
우리보다 먼저 F.R.P 선박 산업이 발달한 일본은 점차적으로 FRP선박 건조가 금지되는 법안을 마련했다. 심각한 바다오염을 염두에 둔 정책이다.
목선인 경우 그 수명이 다 되면 바다 밑으로 가라 앉혀서 고기 집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지만 FRP선박의 경우는 영원히 썩지 않아 해양오염을 불러오는 주 원인 인 것이다.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30여 년 동안 외길 인생을 걸어오면서 단 한 번도 후회 해 본 적이 없다는 유씨는 앞으로 “손에 연장을 들 힘이 남아 있을 때까지 이 일을 평생의 천직으로 알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일이 앞으로 전통계승발전 되기가 힘들다는 부분은 가슴 아픈 현실이라며 너무나 아쉽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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