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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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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피날레
조영래(디카시마니아)
꽃 피고 꽃 지는 것보다
애처롭지 않아서 좋다
처절한 낙화보다 환한
늦가을 오후의 해피 엔딩
가을을 가을답게 보내는 마음
여저기 낙엽은 톡톡 소리를 내며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틈 사이 겨울이 성큼 문을 열며 달려든다. 가을을 가을답게 제대로 느끼지도 못했는데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시간인가보다 봄꽃만큼 아름다운 가을낙엽들이다. 조영래시인 「가을피날레」 “처절한 낙화보다 환한/늦가을 오후의 해피 엔딩”// 이만하면 잘 이겨 낸 일 년이다. 단풍의 붉은 커튼은 아름다움을 금치 못한다. 어쩌면 저토록 예쁘게 물들였을까 애처로운 생각보다는 그저 황홀에 빠진다. 영상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우리의 지난날을 더듬어 본다면 지금 이 길이 가장 멋진 마지막을 만드는 중이다.
나 자신이 걸어온 길 자체가 누군가의 눈높이가 아닌 나에겐 벅찬 길이었고 마지막 끝까지 벅찰 수 밖 없는 붉은 아름다움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늦가을의 아름다움을 너무 서두르지 말자. 가을로 걸어가는 길목에서 만난 낙엽이 우리에게 살포시 말을 건넨다. 잘살고 있어요! 당신도 예쁘게 물들고 있어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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