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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영호 기자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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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들을 격려하고 지역 농축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된 고성군 농축산물 한마당 축제가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송학동 고분군 일원에서 개최됐 . 개막식이 열린 금요일, 일찌감치 행사를 준비한 농업인과 여러 단체는 반갑게 방문객들을 맞이했고 개막식 전 동해면 농악단의 길놀이와 여성농업인의 오카리나, 생활개선회의 난타 공연 등은 방문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며 기분 좋은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개막식이 시작되면서 내빈들의 축사에서부터 본 기자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앞서 언급했듯 농업인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지역 농축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된 축제임에도 불구하고 군수, 국회의원, 의장은 축사를 하면서 참석한 내빈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그들이 바쁜 일정에도 농업인의 행사장을 찾아준 것에 감사하다는 내용과, 늘 자신들은 농업인과 군민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점철돼 듣는 이로써 누구를 위한 축사인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서로간에 왜 그리 공치사는 많이하는지 도대체 이해불가였다. 물론 지역의 축제에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면 행사가 빛이 나기 마련이다. 그런 감사의 마음은 축제를 마련한 대회장이 대회사를 통해 전하면 될 일이다. 이날에도 박성화 농업인단체협의회장이 이미 감사한 뜻을 전했다. 그런데도 그 뒤를 이어 축사하는 사람들까지 주요 인사를 거론하며 참석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축사가 길어졌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개막식을 지켜보던 군민들 사이에서는 급기야 “짧게 해라, 짧게”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다 개막식이 끝나고 진행된 고성 농산물을 활용해 개발 중인 먹거리 시식 행사에서는 평소 군민을 위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오던 정치인들의 행동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어이없는 장면이 연출됐다. 개막식이 끝나자 군수와 국회의원, 도의원, 군의원 등 기관단체장들은 무대 바로 옆에 마련된 시식 행사 자리로 이동했고 준비하고 있던 공무원들이 차례대로 개발 중인 음식을 가져다주면서 기관단체장들이 먼저 시식했다.
그 사이 대충 눈짐작에도 100여 명에 이르는 군민들은 시식을 위해 추운 날씨에도 질서정연하게 길게 줄을 지어 기관단체장들의 시식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분명 시식 코너와 기관단체장을 위한 테이블 사이에는 통제선으로 지나가지 못하도록 가로막아놔 기관단체장의 시식과는 별개로 군민들도 시식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기관단체장의 시식이 끝날 때까지 군민들은 기다렸고 공무원이 가져다준 음식을 다 먹은 이상근 군수와 정점식 국회의원이 이야기를 나누더니 경계선의 줄을 풀고 셰프들이 있는 시식 코너로 들어갔다.
기자는 이를 보고 처음에는 시식이 끝이 났으니 추운 날씨에도 고생한 셰프들에게 인사하고 군민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시식할 수 있도록 공무원들에게 지시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돌연 두 사람은 시식 테이블 위에 마련된 음식을 먹기 시작하더니 다른 기관단체장들도 따라 우르르 시식 코너의 음식을 먹기 시작했고 군민들은 그대로 줄을 서 10여 분 동안 기관단체장이 먹는 모습을 보며 시식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줄을 서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군민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평소 입버릇처럼 말해오던 군민을 위해 일하고 봉사한다는 생각이 있었다면 시식 코너에 차려진 음식보다는 추운 날씨에도 기다리는 군민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을 것이다.그러나 그 많은 기관단체장 중 단 한 사람도 줄을 서서 기다리는 군민들 드시게 하라는 말은 들리지 않아 고성을 대표하는 기관단체장에 대해 무척 실망스럽고 안타까웠다.
그런 와중에도 무대에서는 고고장구 공연이 시작됐고 군민들은 시식을 위해 기다리고 있던 터라 텅 빈 좌석에는 고작 10여 명만 공연을 관람하고 있어 더욱 씁쓸하기도 했다. 적어도 바빠서 먼저 따로 시식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선거철이면 군민을 모신다, 항상 군민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말, 이 모든 말이 사실이라면 이날 같은 장면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군민을 위해 일하겠다며 군민의 손에 선택된 지도자라면 앞으로 사소한 것에서부터, 군민을 먼저 생각하고 말하며 행동을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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