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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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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소음 /도래샘, 송호민 (디카시마니아)
시끄러운 옛 이야기에
가던 가을도
귀를 연다
2023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영상 속에 보이는 은행잎 사연이 다 우리 이야기로 수북이 쟁여진다.달달하기도 했던 이야기, 가슴 아팠던 속 깊은 이야기를 포함한, 아니면 배꼽이 빠질 듯 즐거운 이야기가 우리 곁에 머물다 사라지는 것처럼 내년 이맘쯤 또 다른 이야기로 우리는 살아갈 것이다.
송호민 시인 <가을소음> “시끄러운 옛 이야기에/가던 가을도/귀를 연다.//”가을을 담백하게 표현한다.그리고 시끄럽다는 표현을 역설적으로 자연이 주는 작은 소리까지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한다. 얼마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으려고 가을이 귀를 열까?
지난 여름 매미 우는소리와 이미 와있는 가을걷이 이야기 그리고 긴 겨울 동잠을 청하는 땅 밑 이야기 등 줄줄이 다 표현할 수 없는 이야기보따리를 가을이 데리고 왔을 것이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소리에도 우리는 웃고 울고 허물을 벗고 간 지난여름 애벌레의 흔적에도 그리움을 얹어놓는다.
가을은 초연히 우리에게 말을 건다.그리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빈손의 아름다움을 배우게 한다.우리의 일상처럼 다가오는 아름다운 가을 소음 디카시 한편에서 작은 걸음으로 빠져나가는 가을 뒷모습은 지난여름의 활기찬 웃음과 함께 겨울나무의 쓸쓸함을 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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