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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敎育課程)은 학습 내용이나 생활 경험의 조직을 가리키는 것으로 학생들을 대상으 한 모든 교육 활동이 교육 과정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런 교육 과정의 실현에도 음지가 있다.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이 공부하는 여건이 그것이다.
최근 발표된 특수교육실태조사서(교육인적자원부, 2006)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특수교육대상 학생은 62,538명으로, 특수학교에서 23,291명, 특수학급에서 32,506명, 일반학급에서 6,741명이 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많은 수의 특수교육 대상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학생을 위한 독자적인 교육과정이 없음은 잘못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중 특수학교나 특수학급의 경우 장애를 가진 비슷한 집단끼리 모여 수업을 하고 있어 일정한 교육과정에 의한 교육이 가능하지만, 일반학급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경우 어느 정도 교육과정적 통합을 이루고 있는가 하는 점에 관한 국가적 차원의 실태보고는 현재까지 없으며 다만 여러 연구들을 통하여 그 실태를 짐작하여 볼 수 있을 뿐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장애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교과서가 없다. 맹인(盲人)들을 위한 점자(點字) 교과서가 있지만 일반 교과서를 점자로 점역(點譯)을 해 둔 경우이고, 모두 다 일반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로 수업을 하고 있다.
거기에 장애를 고려하여 사회적응을 위한 생활지도가 있지만 일반 교육과정에 비하면 미흡하기 짝이 없다.
더구나 예전에는 장애를 가진 학생의 경우, 일반 학생과 분리하여 교육시키는 경향이 강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통합교육(統合敎育) 쪽으로 흘러가고 있어 독자적인 교육과정이 더욱 필요하다.
장애학생들의 통합교육은, 학생이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또래들과 분리된 환경에서 교육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요구 사항을 담고 있다.
따라서 통합교육은 특수학교나 특수학급 중심의 장애학생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에서 모든 학생을 위한 일반학급 교육과정 운영으로의 의식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렇지만 일반 학교에서의 교육과정은 평범한 비장애학생을 대상으로 한 커리큘럼(curriculum)으로 모든 학교가 이 교육과정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장애학생의 경우 비장애학생과는 달리 정상적 교육과정을 그대로 이행하기는 힘들다.
일반 학생과 같은 교수 내용과 교수 방법으로는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학교 교육의 목적이 장애의 여부에 관계없이 국가나 사회가 목표로 하는 교육과정 내용의 습득을 통한 사회 기여와 자아실현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도리어 장애학생들의 교육을 물리적 통합과 사회적 통합에만 통합교육의 목적을 두는 일은 자칫 통합교육 자체의 가치를 약화시킬 수도 있다.
말 그대로 보이지 않는 아이에게 보이는 것을 말하라 하고, 들리지 않는 아이에게 들은 것을 말하라는 것과 같다.
또한 장애학생의 일반수업 참여는 일반교사의 공감을 얻지 못하여 이들의 수업이 일반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는 수업과 전혀 상관이 없는 분리된 내용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통합교육의 철학과 의미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장애학생을 위한 교육과정이 따로 필요한 것이다.
고성에는 별도의 특수학교가 없다. 그래서 특수교육 대상자들은 혜광학교나 혜림학교 등 인근 대도시로 통학을 하고 있다.
아니면 특수학급이 있는 초·중학교에서 별도의 수업을 하고 있는 게 전부다.
특수학급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은 특수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보다 더 불리한 조건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우선 특수학교에 비해 장애학생들을 위한 시설이 많이 미흡하다. 다수의 비 장애학생을 위주로 학교 건물이 지어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장애학생의 교육과정과 관련된 문서들은 주로 특수학교를 중심으로 제작·활용되어 일반학교에서는 접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일반교사들이 특수교육대상 학생의 수업 참여에 관한 책무성과 참여 방안에 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또 교육 현장에서 장애학생들의 교육과정 통합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실천하는 일은 만만치 않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특히 학교 행정가와 교사들이 장애학생에게 요구되는 교육과정과 비 장애학생에게 요구되는 교육과정 사이의 괴리를 줄이려는 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장애학생들도 우리의 자녀들이다. 그들의 교육이 교육과정의 실현에 있어 곁가지가 아닌 주체로 세워야 한다.
그들의 교육을 비 장애학생들이 받는 정상적인 교육의 음지에서 머물게 할 것이 아니라 정당하게 그들과 같은 양질(良質)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관련 교육기관에서도 재정적인 지원을 비롯한 행정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며, 학부모들이나 지방자치단체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