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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위)충북 진천군 덕산읍은 충북혁신도시로 정주환경이 개선되며 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2019년 면에서 읍으로 승격됐다. (사진 아래)경남도내에서 1분기 유일하게 청년 순유입이 일어난 거창군은 두 개의 지역대학 신입생 전입 유도를 비롯한 청년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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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싣는 순서
① 줄어드는 고성 인구, 고성이 사라진다?
② 맞춤형 인구정책 찾아오는 지역, 진천과 거창
③ 청년이 돌아오는 살기 좋은 지방도시 후쿠오카
④ 마메다마치 지역 비전이 불러들인 인구, 히타를 살렸다
⑤ 차별화된 인구정책만이 고성 소멸을 막는다
고성 인구감소는 지속된 경기침체와 교육을 위한 전출, 데드 크로스 현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다. 최근 몇 년 사이 고성에는 큼직한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제공하고, 작은학교 살리기 프로젝트와 장학혜택, 학교별 특성화교육 등으로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인구는 제자리걸음 혹은 뒷걸음질이다. 인구가 늘어나기 위해서는 막무가내 주소만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인구 감소의 원인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 경제인구가 전체의 71%, 진천군 덕산읍
충북 진천군 덕산읍은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지난 2019년 면에서 읍으로 승격됐다. 덕산면이었던 2014년 말 인구 5천770명에 불과했던 이 지역은 올해 9월 말 3만24명으로, 무려 5.2배가 증가했다. 올해 9월 현재 고성읍의 2만3천399명이니, 진천 덕산읍은 9년 만에 고성읍 하나가 늘어난 셈이다. 2016년에는 1만710명, 2018년 2만911명, 2021년 2만9천625명으로 매년 1만 명에 가까운 인구가 늘어났다.
인구감소로 전국 어느 지역이나 지역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요즘, 그야말로 인구 역주행이다.덕산읍의 인구는 진천군 전체의 3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이전부터 읍으로, 진천군의 중심지 역할을 해온 진천읍과 같은 수치다. 엄격히 숫자를 따지자면 2023년 9월 기준 덕산읍의 인구는 진천읍보다 16명 많다.주목해야 할 것은 덕산읍의 유소년과 청년인구 비율이다.
올해 9월 기준 덕산읍의 전체인구 중 0~14세 유소년 인구는 6천66명으로, 전체 인구의 20.2%를 차지한다. 이는 같은 연령대의 유소년 인구가 7.7%에 그치는 고성군과 큰 차이다. 15~64세의 경제인구 비율도 눈에 띈다. 덕산읍의 경제인구는 2만1천327명으로, 전체 인구의 71.03%를 차지한다. 이는 진천읍 68.88%보다 높은 수치다. 경제인구가 58.5%인 고성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상당하다.
고성은 현재 조례상 18~45세를 청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덕산읍의 같은 연령대는 43%이다. 젊은 인구의 비중이 높다는 것은 일자리, 주거, 교육 여건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이는 주민등록시스템 상에서도 드러난다. 주민등록시스템에서 덕산읍으로 승격 이후 덕산읍 전입사유를 보면 직업으로 인한 전입이 43.7%로 가장 많았고, 주택이 22.3%, 가족으로 인한 전입이 21.7% 순으로 나타났다. 양질의 일자리와 주택 및 거주환경이 보장된다면 전입이 늘어난다는 반증이다.
# 적극적 투자유치로 양질의 일자리 확보
2014년 진천군 덕산읍과 음성군 맹동면 일대에 면적 약 6.9㎢ 규모의 충북혁신도시가 조성됐다. 여의도의 80% 정도 면적인 충북혁신도시에는 국가기술표준원, 한국고용정보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 공공기관들이 차례로 이전하면서 인구가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다. 흔히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정부·공공기관이 이전해오자 젊은 인구 비율이 높아졌다.
충북혁신도시의 평균 연령은 31.5세로, 전국의 혁신도시들 중 가장 젊은 지역이다. 40대 미만의 젊은 인구가 80% 수준이다 보니 저녁과 주말 혁신도시 내 유동인구도 많고, 경기도 활성화돼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가 많은 덕분에 키즈카페나 소아과는 물론 카페와 학원 등도 성업 중이다. 이는 지역 내 소비를 늘리면서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보이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진천군은 지난해까지 6년간 매년 투자유치 1조 원을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다. 또한 같은 기간 총 투자유치액은 10조 원을 돌파했다. 군의 적극적인 투자유치는 우량기업 유치로 이어졌고, 양질의 일자리가 확보되자 일할 수 있는 경제인구의 유입이 늘었다. 인위적인 인구 유입 정책으로 실제 거주지와 주민등록상 주소가 다른 기현상이 종종 발생하는 다른 지역과 달리 덕산읍은 일자리 확보를 통한 자연스러운 인구증가로 이어졌다.
진천군은 덕산읍 일대에 1만 세대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짓고 분양했다. 이는 낙후된 덕산읍의 환경을 전반적으로 개선하는 효과를 불러오기도 했다. 진천군은 충북혁신도시 기반시설 조성을 위해 1천915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이어 복합혁신센터와 공용주차장, 어린이특화공간 꿈틀꿈틀하우스 등의 시설을 조성해 주민 생활의 편의를 제공한다. 주민 삶의 질과 직결되는 기반시설, 정주환경 조성은 ‘살기 좋은 지역’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인구증가로 이어졌다.
진천군청 행정지원과 인구통계팀 김영래 주무관은 “경제활동을 위해 진천에 정착하고자 하는 전입세대를 위한 대규모 주택공급과 정주환경 개선이 필요한 시점에 덕산읍 일대에 충북혁신도시를 유치했다”면서 “경제인구는 가임인구와 겹치면서 출생율이 늘었고, 덕산읍 일원은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쾌적한 주거공간이 확충되자 가족 단위 전입자가 늘어나는 효과를 낳았다”라고 말했다.
# 경남도내 청년인구 비율 1위, 거창군
거창군은 지난 1분기 청년인구 순유입을 기록했다. 숫자만 보자면 34명이 증가했으니 큰 폭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경남도내 시군 중 유일하게 청년인구 순유입이 나타났다는 점을 생각하면 주목할 만 하다. 거창군청 인구교육과 정원남 청년정책담당은 “전담부서를 신설한 후 지역 내 대학생들의 정착을 유도하고, 이들이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는 거주 환경 조성 등에 노력한 결과라고 본다”면서 “청년인구의 증가는 지역의 분위기는 물론 경기 활성화에도 큰 영향을 주므로 다양한 시책을 발굴, 추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창군은 고성보다 인구 약 1만 명 많은 지역이다. 19~45세 청년 비율은 24.89%이며 종전 청년인구로 분류되던 19~34세는 13.84%로 도내 군부에서 청년 비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혼인건수 또한 올해 들어 7월까지 104쌍의 신혼부부가 탄생했고 매년 200여 쌍이 혼인하는 등 도내 군부 중 혼인건수 1위 지역이기도 하다. 혼인건수가 많으니 출생률 또한 높다. 고성은 지난해 출생아동이 93명에 그친 반면 거창의 지난해 출생아동은 187명이었고, 올해 들어 7월까지 출생아동은 130명이다. 유자녀 비율의 전국 평균은 63.4%지만 거창군은 87.5%에 이른다.
# 지역 대학과 청년 정책의 연결
지역 내에는 경남도립거창대학교, 한국승강기대학교 등 두 개의 대학이 있다. 고등학교와 중학교가 각 8개, 초등학교 17개, 유치원 3개, 특수학교 1개, 어린이집은 27개 등 교육에도 경쟁력이 큰 지역이다. 특히 거창군내 고등학교의 대학진학률은 100%에 가까울 정도로, 거창을 교육 중심지로 만들었다. 인구교육과에서는 거창군내 대학을 대상으로 신입생이 입학한 3월 전입신고 민원처리를 대행하는 안심전입신고 서비스를 운영해 다른 지역 출신 대학생들의 전입을 유도했다. 전입 시 기숙사와 원룸 입주 생필품이 담긴 웰컴키트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 결과 경남도립거창대학교와 한국승강기대학교 재학생 184명이 전입신고를 완료했다. 청년의 순유입 증가는 이와 무관하지 않다.
거창은 거창대학을 청년정책 관련 지역거점대학으로 삼고 연계협력하면서 청년터를 거창대와 연접한 지역에 뒀다. 또한 거창대학 청년과의 연계와 대학 일자리 플러스센터와 연계 등으로 이미 조성된 청년공간에 지역 대학과 연계협력을 통한 야외공간까지 마련되면서 청년터 공간에 화룡점정했다는 평을 받는다.
지역 내 대학의 존재는 청년을 모으고 교육하며 취업을 유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뿐만 아니라 승강기대학교를 졸업한 후 취업까지 이어질 수 있는 한국승강기 안전기술원을 비롯해 승강기 제조회사들이 거창에 본사를 두는 등 승강기 관련 업종도 집중돼있다. 지역인재를 양성하고 취업과 창업을 지원해 정주하게 유도하는 지역 발전의 선순환 생태계는 거창군의 지역소멸 위기 극복, 청년인구의 증가에 큰 몫을 하고 있다.
거창 군내에는 카페만 해도 군 전체에 200곳에 이를 정도로 성업 중이고 웬만한 프랜차이즈 음식점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는 청년이 지역을 벗어나지 않고도 소득을 유지하고 소비하는 경제활동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청년정책을 담당하는 인구교육과 청년정책담당은 청년 3명으로 구성돼 실제로 지역 내에서 청년들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발굴하고 추진하는 데 강점을 갖고 있다.
거창군은 청년들의 취농과 창농, 정착을 위한 지원은 물론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재직자, 신혼부부, 출산가정 등 다양한 청년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정원남 담당은 “고성과 거창의 청년정책은 실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군부에서 추진할 수 있는 청년정책은 분명 한계가 있다”면서도 “지역 내에서 청년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지역소멸위험에서 조금씩 멀어진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지역주민 모두에게 다양한 복지혜택을 제공하고 전출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고 이와 동시에 지역과 대학이 함께 교육과 취업이 지역 내에서 동시에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면 청년 인구의 유입과 장기정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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