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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남도와 경상남도청소년지원재단은 지난 9월 9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경상남도 농어촌지역 청소년 정책발굴 원탁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농어촌청소년육성재단 나래청소년기자단의 김주은(고성신문 학생기자) 기자와 서가윤 기자가 현장을 취재하고 있다.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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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정책 발굴 원탁회의가 지난 9월 9일, 창원 컨벤션 센터(CECO)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에는 경상남도의 청소년과 학부모 등이 참여하였고, 총 15개의 정책 의제를 두고 열띤 숙의가 펼쳐졌다. 정책 의제에 관한 우선순위는 원탁회의 전 사전 설문조사를 해 수집했으며, 무작위로 조를 구성하여 정책 의제에 대해 논의하고 우선순위를 재차 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사전 설문조사에서는 15개 의제 중 ‘다양한 경험과 기회’가 1순위를 차지했다. 문화 시설이나 인프라의 부족으로 인한 청소년들의 갈증이 투표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실제 경상남도 농어촌의 문화 시설 현황은 학생들의 요구와 필요에 한참이나 못 미친다. 고성군의 경우를 예로 들면 국내에서 가장 작은 영화관으로 큰 화제가 됐다. 고성군의 문화시설 인프라는 작은 영화관이 거의 유일하며 그 작은 영화관마저 없는 지역이 대부분일 만큼 경상남도의 문화 인프라는 학생들의 요구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다. 따라서 현재 경상남도 청소년들의 다양한 경험과 기회의 권리가 제한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양한 경험과 기회’의 뒤는 진로 문제와 이동에 관한 권리 등이 이었고, 우선순위 발표 이후 무작위로 선정된 조에서 각자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정책 발굴 원탁회의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청소년들의 참여도였다. 단체를 통해 참여한 청소년부터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한 청소년까지 각자의 관심과 의견을 가지고 행사에 온 만큼, 경험과 근거를 들어 의견을 펼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또한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퍼실리테이터와 스태프들의 노력도 인상적이었다.
원탁회의에서는 각 조에 퍼실리테이터와 기록자가 한 명씩 배치됐다. 퍼실리테이터는 아이스 브레이킹부터 이상적인 청소년들의 의견과 현실적인 학부모의 의견들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고 실제 정책으로 완성시키는 역할을 맡았다. 현장에 참여한 청소년은 “퍼실리테이터와 기록자의 노력 덕분에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행사가 진행됐고, 소수의 의견도 경시되지 않고 다양한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좋았다”는 긍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행사에 참여한 이재영 학생(만 11세)은 “평소 활동하고 있던 고성 청소년 의회 인권 상임 위원회를 통해 원탁회의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재영 학생은 인터뷰에서 “여러 형, 누나들을 만났는데, 이야기 하면서 서로 다른 의견을 많이 들어볼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라고 답변했다. 또한 “처음에는 활동 공간에 관한 권리를 최우선으로 생각했는데 이야기를 나누며 다양한 경험과 기회가 청소년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 우선순위를 변경하게 되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정책을 도출해 내는 과정에서도 숙의를 통한 의견 공유가 빛을 발했다.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위한 정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창녕에서 온 윤서정 학생(만 12세)은 “다른 도시에 비해 경상남도의 청소년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훨씬 적으므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후 윤서정 학생은 “정책 발안 계획 작성에서 지역 간 교류를 확대하여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제공하자”라는 정책을 제안했다.
정책 초기 안은 원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신청하여 투어 형식으로 전국을 체험하자는 취지였으나, 퍼실리테이터와 주위 학생들과의 의견 교류를 통해 각 지역의 현존하는 건물을 이용하여 청소년 교류 센터를 건립하고 해당 센터를 중심으로 학생이 지역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변경되었다.
현실적인 요인으로 실현이 불가능해 보였던 학생의 의견이 숙의 과정에서 주변 어른들과 학생들의 아이디어로 점차 실현 가능성을 갖춘 진정한 정책이 되어가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숙의를 통해 균형 잡힌 시각을 갖고 정책에 자신의 의견을 직접 반영할 수 있도록 마련된 원탁회의가 그 역할을 해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원탁회의를 주관한 경상남도 청소년 지원재단의 허신도 센터장은 “원탁회의를 통해 청소년들이 정책 발안 과정을 경험하고, 자신의 주장과 의견을 실제 정책에 반영할 수 있음을 배우길 바란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청소년의 의견이 실제 정책에 반영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 생각을 구체화해가는 과정과 다른 친구들도 나와 같은 생각과 경험을 갖고 있다는 연대감, 의견을 공유하고 조율해 나가는 민주주의의 과정을 주도적으로 경험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경상남도 청소년 정책 발굴 원탁회의는 청소년들의 자율적인 참여가 보장되고, 현장에서도 청소년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스스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퍼실리테이터와 여러 스텝이 청소년들을 지원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 청소년에게는 상품이 지급되는 등 호응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주관 재단의 노력이 여실히 드러났다. 다만 청소년 정책 발굴 원탁회의라는 행사 자체를 모르는 청소년들이 대다수인 것이 현재의 실정이다.
현장에서도 청소년의 비중보다는 학부모와 관련 단체 임원들의 비중이 훨씬 높은 등 청소년들의 참여 부족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주관 재단의 조은정 팀장은 인터뷰에서 “이번 행사를 준비하며 청소년들을 모집하거나, 신청에만 그치지 않고 실제 참여를 유치하는 것에 가장 어려움을 겪었다”라고 말했다.
재단에서는 홍보와 참여 유도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현장에서 청소년들의 반응이 부족한 점은 아쉬웠다. 청소년 정책은 청소년의 목소리가 가장 중요하다. 경상남도와 청소년 정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정부와 재단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만큼 이에 부응하는 청소년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주은 나래청소년기자단
/고성신문 학생기자(고성고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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