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2025-08-08 21:26:43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교육

우리집에는 언제나 일곱 빛깔 무지개가 함께 한답니다!

회화면 최상석·김경임 부부와 일곱 남매
2~3살 터울 5녀 2남, 한 번 장보면 20만 원
집이 좁아 방과 거실 뒤섞여 자도 행복한 가족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3년 10월 06일
↑↑ 최상석 김경임 부부에게 일곱남매와 함께 하는 일상은 늘 행복이고 희망이다.
ⓒ 고성신문
첫째와 막내 나이 차이가 15살이다. 그리 보면 늦둥이이겠거니, 그리 놀랍지 않다. 그런데 첫째와 막내 사이에 다섯 명의 아이가 더 있다. 회화면 배둔리 최상석·김경임 씨 집에는 부
부와 일곱 남매, 모두 아홉 명의 가족이 함께 산다.

“어릴 때 삼촌, 고모들의 다정한 모습을 보며 아이가 다섯 정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모두 일곱이니 얼마나 축복 받은 일입니까. 살림이 빠듯해 머리를 싸매다가도 아이들 보면 가슴 가운데가 따뜻해집니다. ”최상석·김경임 부부는 2006년 결혼했다. 남편은 야무지고 귀여운 아내에게, 아내는 믿음직하고 성실한 남편에게 반했다. 결혼할 때 이미 첫째 혜림이가 경임 씨 뱃속에서 자라고 있었다. 

17년이 지난 지금은 혜림이 동생만 6명이나 된다.한 배에서 나도 아롱이 다롱이라더니 이집 남매들도 그렇다. 혜림이는 여리여리한 외모지만 동생들에게는 카리스마 넘치는 큰언니, 멋 부리는 걸 좋아하지만 동생들과 있을 때만큼은 세상 착한 언니가 되는 둘째 혜진이, 이제 사춘기에 접어들어 예민하기 짝이 없을 텐데도 누나동생들 사이에서 순하디 순한 셋째 현도, 이제 열 살이지만 철이 일찍 들어 든든한 넷째 지혜, 야무지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운한 다섯째 은영이, 언니가 많아서 늘 즐거운 여섯째 세란이, 아직 말을 잘하진 못하지만 누가 제일 좋으냐 물으면 “혜진이!”를 외치는 막내 선우까지 개성 넘치는 일곱 남매다.

아이들 숫자만 보면 작은 시골학교 한 학급보다 많다. 그래서 그런지 집안은 늘 북적북적 활기가 넘친다. 엄마아빠 성격이 무던하고 순한 탓인지, 아이들도 다들 순둥이들이다. 일곱 남매들은 공주, 올챙이, 세알이 등등 제각기 별명도 있어서 누군가를 부르는 소리만 나도 웃음이 와르르 쏟아진다.식구가 많다 보니 식비 지출도 만만치 않다. 아이들이 한창 먹성 좋을 나이들이라 장을 한 번 보려 치면 20만 원은 순식간이다. 

여행 한 번 가는 것도 큰마음을 먹어야 하는 일이다. 아홉 식구다 보니 멀리 가지도 못하지만 통영, 거제만 가도 아이들은 즐겁다. 올여름에는 아빠 계모임에서 포항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비가 내렸어도 마냥 즐거운 기억이다.

“아이들이 자랄수록 걱정도 조금씩 커집니다. 내년이면 맏이가 고3이 되고 2년 터울로 줄줄이 입시생이 됩니다. 다른 집 아이들은 이런저런 사교육도 받는다는데 일곱 남매는 그만큼 해주지 못해 부모로서 늘 미안하지요.” 아빠 최상석 씨는 조선소에 다니면서 벌이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얼마 전 허리를 다치면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엄마 김경임 씨가 전업으로 일을 하자니 아직까지 어린 아이들이 있어 손이 많이 간다. 

부부는 아이들이 학교와 어린이집에 가있는 동안 잠시 짬을 내 경임씨 친정이 있는 영오면의 호박농장에서 일손을 거든다. 그 수익만으로는 일곱 남매를 ‘남부럽지 않게’ 키우는 것이 늘 버겁다.아이들이 많다 보니 아이 한둘 있는 집처럼 집중해서 챙길 수 없어 학교에서 무슨 사건사고 이야기가 들려오면 엄마아빠의 가슴이 철렁한다. 다자녀가정이라 군에서 쓰레기봉투나 공공시설 입장료 면제, 주민등록 무료발급, 전기료 경감, 자동차 취득세 감면 등등 혜택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 일상생활 전반의 지원은 아니다. 

군에서 보조를 받고 있어 그나마 생활을 꾸릴 수는 있다. 하지만 엄마아빠는 팍팍한 생활이 아이들에게 상처가 되진 않을까 늘 조심초사한다.아이들이 다 모인 저녁시간, 다시 한 번 일곱남매의 집을 찾아 아이들에게 불편한 건 없는지 물었다. 아이들은 집이 좁아서 방과 거실에 비좁게 자야하는 것 말고는 큰 불편이 없다 한다. 다행히 집안 사정을 아는 주변분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기도 한다. 

회화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 백충실 위원장은 “요즘 젊은 사람들 중 누가 아이들을 이렇게 많이 낳아 시골에서 키우려 하나요. 인구가 적어서 지역이 사라질지도 모르는 고성에서 이만큼 큰 일 해내는 사람들이 어디 있습니까!”라며 “아이 하나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데 일곱 남매들을 위한 지역사회의 지원이 있다면 아이들의 미래가 더 밝을 수 있지요”라 한다.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것이 혹 아이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아이들에게 직접 물었더니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한다. 도움을 받더라도 그게 큰 기회가 될 수 있고, 그래서 더 훌륭한 사람으로 자라면 보답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아이들에게 가장 큰 자산은 엄마아빠의 순한 성품에 일곱 남매로 북적이며 자라는 동안 함께 자란 당당함과 자신감이 아닐까.

“도움주시는 분들께 늘 감사한 마음으로,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늘 고마운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행복이 크고 작은 게 정해진 건 아니지만 가족이 많으니 소소한 행복들이 모여도 큰 행복이 됩니다. 우리는 일곱 빛깔 무지개가 늘 떠있는 집이니까요.” *최상석·김경임 씨 가족에게 도움을 주실 분들은 고성신문(055-674-8377)이나 회화면사무소(찾아가는 복지담당 055-670-5522)로 연락 바랍니다./최민화 기자

최상석 김경임 부부에게 일곱남매와 함께 하는 일상은 늘 행복이고 희망이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3년 10월 06일
- Copyrights ⓒ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만평
상호: 고성신문 / 주소: [52943]경남 고성군 고성읍 성내로123-12 JB빌딩 3층 / 사업자등록증 : 612-81-34689 / 발행인 : 백찬문 / 편집인 : 황수경
mail: gosnews@hanmail.net / Tel: 055-674-8377 / Fax : 055-674-8376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 다01163 / 등록일 : 1997. 11. 10
Copyright ⓒ 고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함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찬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