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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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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박히듯 푹 꺼지던 몸이 일순간 훌쩍 솟고, 휘적이는 듯하다가 날아오른다. 춤바람이 불어오니 춤추는 농사꾼 이윤석의 손발 끝에 흥이 실린다. 이윤석 ��성오광대 예능보유자가 오는 14일 진주 경상대학교 가좌캠퍼스 GNU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舞風(무풍)’ 무대에 선다.
진주문화원(원장 김길수·영오면 출신)과 연희단팔산대가 공동주관하고 진옥섭 한국문화재재단 전 이사장이 기획·연출한 이번 공연은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3공연유통협력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마련됐다.옛 여성농악단을 복원한 연희단 팔산대는 지역을 돌면서 흥 넘치는 판을 벌인다. 진주에서는 영남춤의 명인들이 함께 판을 올리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대한민국 최고의 소리꾼 장사익의 노래와 남해안별신굿 기능보유자 정영만의 구음에 춤추는 농사꾼 이윤석의 덧배기춤이 어우러진다.
1993년 대전엑스포에서부터 인연을 맺었던 판의 벗들은 이제 영남의 명무로, 최고의 소리꾼으로 함께 판을 만든다.장사익의 반주음악을 담당하는 악사들은 이윤석에게서 춤을, 정영만에게서 음악을 배우며 이들의 인연은 세대를 지나 이어지고 있다. 이들의 걸판진 놀음이 어디까지 얼마나 소문이 났던지 올해 초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 ‘소리가 춤을 부른다’ 공연은 조기매진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러니 이번 ‘무풍’에서 이 오랜 벗들이 선보일 한 판 놀음이 어떨지 더욱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진주에서 이번 춤바람을 이끌 이윤석 고성오광대 예능보유자는 덧배기춤의 일인자다. 대충 휘적이는 것 같지만 아무리 잘 훈련된 춤꾼이라 해도 그 맛을 살려낼 수가 없다. 이윤석 예능보유자의 춤은 정교한 보법에 훤칠한 키와 시원한 동작이 만들어낸 그야말로 명무다. 영남 대표 춤꾼들이 세상을 뜨면서 이제 이윤석은 영남춤의 상징이 됐다. 이윤석은 언제나 탈 속에 얼굴을 감춰야 했기에 기가 턱 막히는 춤으로도 명무 소리 듣지 못하던 고성오광대 스승들을 춤으로 추모한다. 고성오광대 회장으로 오랜 시간 고성의 광대들을 이끌다가 이제 물러났다. 그러나 여전히 그의 ‘배김새’는 고성오광대의 정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진주문화원 김길수 원장은 “옛말에 ‘호남은 소리요, 영남은 춤’이라 했듯 호남의 농악소리와 영남의 춤가락이 만나 풍성한 춤판을 벌이게 됐다”면서 “이번 무풍 공연이 단순한 협업을 넘어 각 지역의 명인들이 지역민과 공감하며 흥과 한, 신명을 선사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舞風(무풍) 공연은 진주시 가좌동 경상대학교 GNU컨벤션센터 대강당에서 10월 14일 오후 5시부터 100분간 펼쳐진다. 이윤석과 장사익, 정영만 외에도 진주검무, 교방굿거리춤, 학춤, 소고춤 등 다양한 무대가 마련돼있다. 만 7세 이상 관람 가능하며, 인터파크 티켓예매 사이트에서 예매할 수 있다.(공연문의 : 연희단 팔산대 1544-8363) /최민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