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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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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김혜란(디카시마니아)
오늘같은 날에는
물가에 서서
하늘 하나를
더
갖고 싶다
자연은 우리에게 늘 메시지를 전해준다. 천천히, 때가 되면 모든 것은 지나간다 그러니 서둘지 말라 하고 오늘은 죽을 것 같지만 내일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괜찮아지는 자신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김혜란 시인 「하늘」“오늘 같은 날에는/ 물가에 서서/ 하늘 하나를/ 더/ 갖고 싶다//” 시인이 본 하늘이 얼마나 예쁜 하늘이기에 하나 더 갖고 싶다는 표현을 할까.
가끔은 별도 보고 바람도 맞고 하늘을 보고 산다면 잊고 온 나의 것들을 만지거나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지만 내가 허둥대고 사는 탓에 온전히 자연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간다. 특히, 요즘 같은 가을날에는 하늘과 구름이 어찌나 많은 그림을 그려대는지 먹고 싶은 과자였다가 책장처럼 펼쳐졌다가 때로는 어머니가 웃고 계시는 쨍한 모습도 만날 수 있다.
무심히 바라다본 하늘은 우리에게 시시때때로 많은 말을 걸지만, 그것조차 사치라고 사는 우리들이다. 가끔씩 주어지는 자연의 혜택도 즐기면서 살았으면 한다. 모든 사람의 눈에는 사물이 시가 되고 사람이 시가 되지만 마음깊이 있는 우물을 찾지 못해서 우리는 한 줄의 시를 쓰지 못했다.
오늘만큼은 하늘 하나 더 갖고 산책해 보는 것은 어떨까? 분명 지나쳐왔을 그 길에는 하늘과 바람, 별과 꽃들을 두고 왔을 것이다. 누구나 마음 속 시인이 숨어있다. 오늘은 하늘 위에다 한 줄의 팽팽한 가을의 시를 쓰는 사람이 되어 시원스럽게 올려다보자. 내 가슴 가까이 와있는 하늘을 바라보며 ‘그래 잘하고 있어’라고 나를 다독거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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