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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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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의 눈물
/신혜남 (디카시마니아)
제7회 황순원 디카시공모전 대상
쇠막대, 너도 비 오는 날 몰래 눈물을 걸어 말리고 있구나 소녀의 소식에
그리움은 가슴 밑바닥 숨겨진 창고에서
소설 '소나기'를 생각하면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은 겪었을 첫사랑이 떠오른다.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있을 헛헛한 웃음과 분홍색 그리움이 전해져 오는 첫사랑 황순원 「소나기」 언제 읽어도 감성적이다. 징검다리, 소나기, 분홍색스웨터, 보라색, 남색치마 등이 소나기 소설의 진수이다. 신혜남 시인의 「쇠의 눈물」 “비 오는 날 몰래/ 눈물을 걸어 말리고 있구나/” 소녀의 소식에 밤새 울었을 소년, 쇠막대기처럼 단단한 마음에 깊이 고였을 눈물을 걸어 말린다고 표현한다. 소나기가 내리면서 상황이 점점 반전된다. 움막으로 자리를 피하는 과정에서 소녀의 꽃이 망그러짐으로써 이미 윤 초시 댁의 집안의 흥망과 소녀의 죽음이 내포되어 있다. 쇠까지 운다고 말하는 작가의 의도에서 더 세차게 빗소리를 들리게 한다. 또한 쇠에게 맺힌 빗물은 눈물처럼 맑다. 소설 속으로 스며든 우리의 감정들은 따스하게 움틀 거린다. 다가서지 못하는 사랑 앞에서 가장 작아지는 행동은 소리 없이 흐르는 눈물이 대신할 뿐이다. 요즘 젊은 사람 MZ세대의 사랑을 운운하며 너무 쉽게 만나고 쉬운 이별을 하는 것 같다. 가슴이 뜨거운 사랑이 아닌 머리만 뜨거운 사랑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묻고 싶은 질문이지만 사랑 그 하나만으로도 우리를 설레게 한다. 우리는 오늘도 가슴 벅찬 사랑을 찾아다니고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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