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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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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황순원 디카시공모전 우수 수상작
동행
/김순자 (중국)
나는 당신의 호위무사입니다
11호 전차 오일이 소진될 때까지 무조건 직진할 겁니다
어느 노부부 이야기
오랜 시간을 함께 한 노부부의 모습이 시에 담겨 있다. 젊을 때는 아내가 남편 뒷바라지를 하고 세월이 지나선 남편이 아내 호위무사를 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그림으로 들어온다. 김순자(중국) <동행> ‘나는 당신의 호위무사입니다’. 얼마나 든든할까. 아내는 엄마의 역할로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아이들이 최우선 순위가 될 때 남편은 늘 두 번째 세 번째의 순위에도 가정을 위해 묵묵히 젊은 날을 소진해 왔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나면 아이들은 제 갈 길을 떠나고 남은 것은 이제 힘없고 아픈 부부만 남는다. 일일이 자식에게 말 못 하고 두 분이 해결해야 하는 일이 다 서운하기만 하고 힘에 부치기만 하는 것이다. <동행>의 ‘11호 전차 오일이 소진될 때까지’ 11호는 상징적인 수사법으로 두 다리를 말하고 있다. 살아있을 때까지 당신을 위해 무조건적인 사랑을 바칩니다, 라고 한다. 당신이 젊은 날 우리 가족을 위해 돌봄 서비스를 해주셔서 이제 당신 돌봄은 내가 책임지겠다고 선언하는 저 용기에 멋지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몸이 불편하면 모든 것이 소원해지고 일상이 만만하게 들어오지 않지만 이럴 때 제일 가까운 남편이나 아내가 있다면 혼자가 아니라 둘이라서 든든할 것이다. 늙어가는 것은 익어간다고 말하지만 익어가는 매 순간들이 잔 아픔이다. 11호 전차가 끊임없이 달릴 수 있고 저 도로 위에서 그들이 쌓고 있는 기억과 함께 하는 시간들을 오랫동안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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