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의 공공임대 농지매입사업이 정부의 타작물 재배 제한으로 인해 농지가 방치되는 사가 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공공임대 농지매입사업은 한국농어촌공사가 고령, 질병 등으로 은퇴나 이농 전업을 희망하는 농업인의 농지를 매입해 젊은 농업인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임차해주는 사업이다. 임대료가 주변시세보다 저렴해 고령화·농업인구 감소 등으로 위기를 맞은 농촌에 청년인구를 유입시키고 자본금이나 농지 기반이 없는 청년 농업인을 살리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공공농지에는 타작물을 재배하도록 제한하면서 청년들은 농지를 임대하고도 농사를 짓지 않아 방치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임대 농지에 벼를 재배하면 기계로 농사를 지을 수 있지만, 다른 작물을 재배하면 일손도 많이 들고 수익도 별로 되지 않을뿐더러 일부 임대 농지는 타작물 재배 자체가 어려운 곳도 있기 때문이다. 고성에서도 임대 농지 중 곳곳이 농사를 짓지 않은 채 방치되면서 풀이 무성하게 자라 인근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한 주민은 “공공임대 농지매입사업으로 임대한 농지가 방치돼 풀이 무성하게 자라 미관상 좋지 않을뿐더러 모기 등 벌레들도 들끓고 있다”며 “농어촌공사에서도 농지에 대해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정부에서 타작물 재배를 제한하면서 일부 청년들이 경작을 포기하는 곳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임대 농지 중에는 휴경이 가능한 농지도 있고 방치된 농지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농사를 짓도록 독려하고 있지만, 타작물 재배가 어려운 농지도 있어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성읍 이당리 면전마을 회관 뒤편의 한 농지는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올해 1월 매입해 청년 농업인에게 임대했다. 그러나 농작물이 무럭무럭 자라야 할 농지에는 풀만 무성하게 자라 보는 이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해당 농지는 3년 동안 임대인이 3번이나 바뀌었지만, 경작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해당 농지는 올해 1월에 매입해 청년 농업인에게 임대했지만, 배수로 문제로 물이 차 농사를 짓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농지를 임대받은 청년 농업인이 농사를 짓기 위해 군에 배수로 문제에 대해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마을주민들은 물론 임대한 청년 농업인까지 농사를 짓지 못해 피해를 보는 실정이다. 일부 군민들은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제대로 된 농지를 매입해 청년 농업인들에게 임대하고 정부에서도 농지 여건에 맞는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타작물 제한을 해제해 방치되는 농지가 없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