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고성신문 |
|
서방 놈 찾아유
여편내는 새끼들 주렁주렁 업고 흙 한 줌 없는 삭막한 시멘트 위에 가정의 화목 바라며 꽃 한 송이 피워보려 아둥 바둥 발버둥 치는데 남편이란 놈 싸질러놓고 어디 간겨
집 밖으로 나온 꽃
마치 70~80년도 드라마에서 나올법한 아이를 업고 남편을 찾아다니는 이 저런 풍경들이 그려진다. 김병수 <서방 놈 찾아유> ‘여편내는 새끼들 주렁주렁 업고 / 흙 한 줌 없는 삭막한 시멘트 위에/ 가정의 화목 바라며 꽃 한 송이/ 피워보려 아둥 바둥 발버둥 치는데/’ 새끼를 주렁주렁 업고 사림들의 발길에 또는 옷깃에 부딪혀 떨어질 것 같은 인도 위로 나온 꽃이 위험해 보인다. 남편은 어디 갔는지 혼자 독박육아와 빈 집을 지키며 언제 올지 목을 빼고 기다리는 여자의 힘 빠지는 사랑이 함께 지나간다. 결혼은 서로 바라보며 살아가야하는 행복의 문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원치 않는 형태로 삶 전체가 눈물의 도가니가 될 수도 있다. 가부장적인 힘만 실린 직선형태의 결혼생활이라면 아내에 대한 배려는 아예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옛 어머니들은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오로지 남편과 자식들의 앞날만 보고 사시는 헌신의 세월을 보냈다. 인생은 역경과 행복이 나란히 온다는 것을 어머니들은 아셨을까? 우리 어머니들이 만들어 낸 역사 위에서 억척과 무딘 힘이 우리 마음속에 내재되어 여자이기보다는 엄마이기를 원하는 것처럼 분명 저 흔들리는 꽃도 주렁주렁 달려있는 새끼들을 잘 보듬어 화목한 가정의 일원으로 피워낼 것 같다. 위 시에서는 시인의 예리한 눈에서 찍어 낸 시의 발화가 자연에 덧붙여 사각지대에 놓인 여자의 모습을 풍자적인 언어로 고발하고 있다. 싸질러 놓고 간 남편은 어떤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올지 모르지만 새끼를 지키는 어머니 모습이 둥근 기억 속으로 들어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