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가쁜 시대의 변화 속에 사라져가던 우리 들소리, 고성농요가 고성벌에 울려퍼졌다. 고성농요보존회(회장 이도생·국가무형문화재 제84-1호)는 지난 3일 고성 송학동고분군에서 제38회 정기공연을 개최했다. 이날 공연에 앞서 진행된 개막식에서는 고성농요를 채록, 복원하는 것은 물론 40여 년간 고성농요보존회장으로서 고성의 전통 들소리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온 김석명 보유자에게 명예보유자 인정서가 전달됐다. 김석명 고성농요 보유자는 군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들소리를 채록, 복원해 다섯 과장을 정리, 현재의 모심기소리와 도리깨소리, 삼삼기소리, 논매기소리, 물레소리로 구성한 후 전수보존활동에 앞장섰다. 이러한 공로로 1992년에 국가무형문화재로 인정된 후 전승자 육성과 무형유산의 보급을 위해 오랫동안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12일 문화재청으로부터 명예보유자로 인정받게 됐다. 이도생 회장은 “그동안 고성농요를 일군 김석명 보유자의 공적은 크고 소중하며 고성농요는 보유자를 잊지 않을 것”이라면서 “평생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라며 명예보유자 인정을 축하했다. 황대열 고성농요후원회장은 “고성오광대는 이미 문화유산으로 등재됐고 고성농요도 올해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신청서를 제출해놓은 상태”라면서 “농요도 등재된다면 고성은 그야말로 세계문화유산도시로 인류의 보편적 문화가치를 인정받는 쾌거는 물론 새로운 패러다임의 문화관광산업 전환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소가야풍물단의 신명나는 길놀이로 시작된 이번 정기공연에는 그동안 우리 들소리와 함께 전통예술을 익힌 상리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삼삼기소리와 모내기소리 등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송학동고분군 앞 잔디마당에서 진행된 마당공연에서는 물레소리와 삼삼기소리, 보리타작소리를 공연했다. 이어 경관농업단지에 마련된 공연답으로 이동해 모내기소리와 논매기소리를 공연한 후 큰머슴을 괭이자루에 태워 송학동고분군으로 돌아와 관객과 함께 대동놀이를 즐기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이도생 회장은 “고성농요는 농사소리를 전승 보존해 옛적 농사문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동시에 민족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있다”면서 “이번 공연이 우리나라의 농사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가 돼 농사짓는 사람이 하늘 아래 큰 근본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