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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언과 욕설이 난무하는 낯 뜨거운 행정사무감사 현장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3년 05월 26일
지난 24일 행정사무감사는 교육청소년과를 마지막으로 밤 10시 30분을 넘겨서야 끝이 났다. 스피커에서는 김연자 씨가 아모르 파티, 운명을 사랑하라고
치고 있었다. 김연자 씨는 목청 하나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데, 고성군 행감장에서만큼은 목소리가 단번에 묻혔다.
우정욱 : 발언권을 얻어서 이야기하면 되지.
김희태 : 끝난 걸 또 시비를 거노, 이 사람아.
우정욱 : 끝났으니까 이야기하지, 언제 이야기 하끼고.
김희태 : 나이가 새끼야, 몇 살 차이가 나는데.
김석한 : 야야 시끄럽다, 임마.
참 재미있는 행정사무감사 아닌가. 욕설과 고성이 난무하고, 동료의원들끼리 눈을 부라리며 한 대 칠 듯이 달려들었다. 가까이 있던 의원들, 의사과 직원들이 말리지 않았다면 몸싸움이라도 벌어졌을 것이다.
교육청소년과 소관 업무에 대해 질의응답이 이어지던 중 김희태 의원이 보충질의 발언권을 얻지 않고 관련질의를 하려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우정욱 의원은 행감이 끝난 후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자마자 이를 지적하고 나섰다. 두 의원이 유치한 설전을 이어가자 김석한 의원이 동참한 것이다. 우정욱 의원과 김희태 의원은 같은 지역구다.
한바탕 싸움이 마무리되고 5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중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나오자 엘리베이터 앞에 있던 김향숙 의원이 작은 목소리로 한 마디 내뱉는다. “자존심 상해서 같이 못 타겠네.”
그리고 최을석 의장을 포함해 몇몇 의원들이 걸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엘리베이터가 꽉 찬 탓에 기자도 함께 걸어 내려가던 중 4층 계단을 내려가며 의장이 말했다. “못된 것만 배워서 어디서 진실을 말하라고.”
진실을 말하라 한 사람은 이정숙 의원이다. 교육재단 이사장과 이사들의 사퇴 종용 의혹에 대해 김현주 과장에게 진실을 말하라 했던 것을 두고 최을석 의장이 그리 이야기한 것이다. 하필이면 의장 바로 뒤에서 걸어 내려가던 이정숙 의원이 그 말을 듣고 “의장님, 행감에서 진실을 말하라는 것이 뭐가 못된 것만 배웠다는 겁니까.”라고 항의했다.
행정사무감사는 행정이 고성군의 살림을 잘 살고 있는지 의회가 감시하고 견제하며 검증하고 개선하기 위한 자리다. 행감장에서 의원들은 고성군민이 행정에 묻고 싶은 것들을 속 시원히 묻고 사실을 밝혀야 한다. 정회한다고 의사봉을 두드렸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눈과 귀를 닫지는 않는다. 공무원들도 자리를 뜨지 않았고, 방청석에도 늦은 시간까지 행감을 지켜보는 방청객도 있었다. 행정의 감시자라던 의원들이 동료들끼리 헐뜯고 싸우며 욕지거리를 퍼붓는 마무리를 보여주는 것이, 진실을 말하라는 동료의원의 발언을 ‘못된 것만 배웠다’라고 치부하는 것이 고성군의회의 수준인가.
고성군의회는 특히 최을석 의장은 늘 이야기해왔다. 의원 한 명 한 명이 하나의 ‘기관’이라고. 그리고 의원들은 민의를 대변한다고. 대체 어느 군민이 이런 싸움을 보자고 의원을 뽑았단 말인가. 기자가 보기엔 ‘기관’이 아니라 ‘가관’이었다.
최두임 위원장은 군민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어 합리적인 정책과 군민의 눈높이에 맞는 대안을 제시하는 행정사무감사를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24일 밤의 행감장에서는 대안도 군민의 목소리도 아닌 폭언과 고성, 욕설만 난무했다.
이게 고성군의원들의 민낯이다.
제발 군민을 먼저 생각하는 군의원으로 거듭나기 바란다.
덧붙여 부디 자성하기 바란다.
ⓒ 고성신문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3년 0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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