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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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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려진 건 다만 몸이다
막둥이보다 작아진 파킨슨병 큰누나
- 미안해 미안해 - 뭐가
마음만은 여전히 아랫목같이 따습고 큰, 우리누나
아름다운 길목
형제로 태어나 복닥복닥 살다 제 갈기를 떠나고 특히 큰 누나는 막냇동생뿐 아니라 동생들 걱정이 부모만큼 가까운 가보다 맏이라는 이유로 무거운 가족의 짐은 육체적, 정신적, 내려놓을 수 없는 터줏대감처럼 근원적 뿌리가 깊다 맏이는 동생들 공부시키느라 희생하고 결혼을 하고나서도 동생들의 걱정은 끊이지 않는다. 김경화 시인<느려진 건 다만 몸이다> 마음만은 여전히/ 아랫목같이 따습고 큰 우리누나// 막냇동생의 사랑이 전해져온다. 부축하고 가는 저 모습에 늙어가는 슬픔이 그림자처럼 따라 붙고 어릴 때는 나이차가 많게 느껴져 그저 부모님보다 무서웠던 큰누나는 이제 파킨슨병을 앓고 부모님처럼 늙어가는 것을 동생이 안타까워하는 것 같다. 누나는 연신 “미안해 미안해” 동생에게 짐이 된 것을 미안해 하지만 동생은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누나에 비하면 “뭐가”라고 잘라 말하는 저 짧은 말에는 누나 아무걱정 하지말고 나만 믿어요, 라는 소리가 들린다 젊어서는 바빠서 놓치고 온 시간들을 이제는 늙어 아파 느슨해진 시간을 두고 서로 어깨를 내줄 수 있는 형제간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을까?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열어주면서 깊지도 얇지도 않는 수식 계산이 없는 그저 두터운 정만으로 살아간다면 늙음이 아깝지 않을 듯싶다. 형제간에 알 수 없는 많은 이유로 남보다 더 멀리 거리를 두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가슴속 묻어둔 안타까운 이유, 남에게 말할 수 없는 이유들이지만 나이 들어 형제간에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이 얼마나 좋은 일인 것을 저 손을 맞잡고 가는 디카시 한편이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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