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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익천 동화작가의 ‘아동문학도시 고성’ 동동숲 아동문학 산책-46

권정생문학상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3년 05월 26일
ⓒ 고성신문
‘권정생문학상’은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이 주는 아동문학상이다.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은 2007년 5월 17일 동화작가 권정생 선생이 ‘내가 죽은 뒤에
음 세 사람에게 부탁하노라’는 ‘유언장’에 의해 2009년 1월 7일 설립된 재단법인이다.
동화작가 권정생 선생은 1937년 일본 동경에서 5남 2녀 중 여섯째로 태어나 1948년 외가가 있는 청송으로 귀국, 여러 곳을 떠돌다가 1966년부터 아버지 고향인 안동군 일직면 조탑동에 있는 일직교회 문간방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후 1983년 일직교회에서 조금 떨어진 빌뱅이 언덕 밑에 방 두 개와 바깥에 부엌이 있는 흙집을 짓고 가난과 병마와 싸우면서 슬프고도 아름다운, 그러면서 향기 짙은 작품을 썼다.
1969년 「강아지똥」으로 제1회 기독교아동문학상을 받고, 1971년 「아기양의 그림자 딸랑이」가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1973년 「무명저고리와 엄마」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권정생 선생은 이후 『강아지똥』 등 단편동화집 25권, 『꽃님과 아기양들』 등 장편동화 11권, 『우리들의 하느님』 등 글모음집 8권,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 등 시집 3권, 인물이야기집 『내가 살던 고향은』과 『똑똑한 양반』 등 옛이야기집 2권, 『훨훨 날아간다』 등 그림책 32권이 사후에도 계속 발간되고 있다. 『강아지똥』과 『몽실언니』는 100쇄 넘게 인쇄됐다.
1975년 제1회 한국아동문학상과 1995년 제22회 새싹문학상을 받은 선생의 마지막 작품은 《개똥이네 놀이터》에 2년 남짓 연재한 『랑랑별 때때롱』이다.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종일 혼자인 선생은 여름밤이면 오두막 뒤에 있는 빌뱅이 언덕에 올라가 오랫동안 별과 함께 하면서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에 쓴 이 장편동화에는 우리의 미래와 거기에서 살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애잔하게 녹아있다. 죽음을 앞두고 자기의 동화를 매듭지으면서 과학 발전이 생명의 질서를 무너뜨릴 것을 경고하며, 자연 속에서 스스로 일하며 소박하고 따뜻하게 살아가는 삶의 아름다움을 조용히 말해주고 있다.
2007년 5월 17일, 막 70이 되면서 돌아가신 선생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발견한 『동시 삼베치마 제1집』은 가장 ‘권정생다운 책’이다. 「강아지똥」보다 5년 앞에 선생이 직접 손글씨로 쓰고, 표지를 만들고, 9부로 나누어진 장마다 첫 페이지에는 제목과 함께 색연필로 그림까지 그린 완벽한 수제 동시집이다. 1987년에 발행된 첫 동시집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 들어가지 않은 그야말로 꽁꽁 숨어있던 보물 같은 동시집이다.
1964년 1월 10일(27세 때) ‘원고 묶음, 권정생 지음’까지 표기해 둔 이 수제 동시집에는
골목길에 우물이/혼자 있다.//엄마가 퍼간다/할배가 퍼간다//순이가 퍼간다/돌이가 퍼간다//우물은 혼자서/물만 만든다(「우물」 전문).
봄이봄이 또 온다/방실방실 웃으며/남북통일 됐냐고/금수강산 와 본다(「봄」 일부) 같은 27세 이전의 무명옷 같은 선생의 동시가 빌뱅이 언덕 아래 오두막처럼 소박하게 누워있다.
하루 글 쓰면 이틀은 쉬어야 하는 고통과 고단함 속에서 ‘내 몫의 이상을 쓰는 것은 남의 것을 빼앗는 것’이라며 평생을 소박하게 산 선생은 사후 통장 외에도 책장과 책꽂이 사이에 꽂혀 있는 돈이 수억이 돼, 2005년 5월 10일에 쓴 유언(‘내가 쓴 모든 책은 주로 어린이들이 사서 읽은 것이니 여기서 나오는 인세를 어린이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대로 이 땅과 북한, 미얀마, 자이투나, 중국 조선족 등 세계의 어린이들을 위해 착한 도랑물처럼 흐르고 있다.
지난 5월 17일 권정생 선생 귀천 16주기를 맞아 시상한 제14회 권정생문학상은 청소년소설 『훌훌』을 쓴 문경민 선생이 받았다. 1회부터 9회까지는 ‘권정생 창작기금’으로 이시백, 권오삼, 김남일, 안학수, 이재웅, 유은실, 임정자, 김중미, 김성민(공동) 선생이 받았고, 10회부터는 ‘권정생문학상’으로 표명희, 이상교, 진형민, 공지희 선생이 받았다.
재단법인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은 2014부터 폐교된 일직남부초등학교를 다시 꾸민 ‘권정생동화나라’를 안동시로부터 위탁 운영하며 권정생 선생을 기리는 모든 일을 맡고 있다. 그곳에는 –제발 이 세상, 너무도 아름다운 세상에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 없게 해 달라-던 선생의 기도가 붉은 인동초꽃 향기와 함께 흐르고 있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3년 0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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