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산 곳곳에 심어져 농민들의 가외소득원 역할을 해 오던 밤나무가 그 역할을 상실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밤나무 재배 농가에서는 최근 밤나무를 대신해 심을 마땅한 과수를 선정하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지난 12일 밤 재배 농민들에 따르면 최근 밤나무 농장에서는 나무의 노령화로 수확량이 감소하거나 병해충의 영향으로 나무가 고사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밤은 단감이나 참다래 등 고성의 대표 과수와 비교할 때 중요도가 높지는 않지만, 산지 농민들의 부수입 노릇을 톡톡히 해 왔다.
관리에 있어 밑거름, 농약 살포, 봉지 씌우기 등 까다로움이 덜해 손쉽게 재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령화되어 가는 농촌 현황을 볼 때 적은 인력으로 재배가 가능하다는 점이 큰 이점으로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밤나무의 노령화 현상으로 인해 생산량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밤나무는 식재 후 5년부터 시작해 25년까지 수확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를 넘어서면 생산량이 감소하게 된다.
또 지난 2000년을 기점으로 중국산 밤의 수입이 폭증하면서 가격까지 큰 폭으로 하락해 일부 주민들 사이에 수확을 포기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밤 재배 농가에서는 최근 소득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밤나무를 베어내고 다른 과수를 심을 것을 고려하고 있지만, 정작 무엇을 심어야 할지를 결정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구 감소와 노령화 현상으로 인해 최소한의 인력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과수는 일년 내내 중노동이 계속될 정도의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가면의 한 밤 재배 농가에서는 “1만여평의 임야에 심어진 밤나무를 단계적으로 모두 베어낼 생각”이라며 “밤나무처럼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으면서도 재배와 수확에 있어 인력이 많이 필요치 않은 과수라야 하는데 이런 조건들을 충족시키는 마땅한 과수가 없어 고심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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