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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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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소가야문화보존회(하현갑 회장)는 특별한 골목여행 떠났다. ‘문화 누리기&사람 더하기’라는 책자 표지 제목처럼 고성이 낳은 인물, 그 흔적 찾아가 보는 인문학 투어로 그분들의 삶의 흔적과 업적을 되새겨보는 뜻깊은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상반기 인문학 투어는 한국학의 거장 김열규 민속학자(고성읍 덕선리 출생), 한국 시조계의 거목 서벌 시조 시인(영현면 봉발 출생), 청록파 박목월 시인(고성 출생)의 흔적이 있는 생가 및 시비가 있는 인문학 탐방지 투어를 비롯한 독립운동가 백초월 스님(영오면 성곡리 출생), 기농 정세권 민족운동가(하이면 덕명 출생)의 업적과 걸어온 발자취를 더듬어보았다.
고성문인협회 회원들과 인문학에 관심이 많은 지역민이 함께 참여해 그분들의 삶을 조망해보고 시 낭송을 곁들인 회고의 시간은 한층 더 소가야 골목여행을 무르익게 하였다. 손수남 고성문협 회장의 인사말과 ‘신록 예찬’ 낭송, 김수부 회원의 서 벌 선생 시조비 건립비를 보고 쓴 자작시 낭송, 최해숙 회원의 서벌 선생 ‘몸에 관하여’ 백순금 회원의 서벌 선생 ‘열세 살 때’, 강미혜 회원의 ‘구마이 사발’ 낭송, 최옥희 회원의 ‘월이’ 시 낭송이 이어져 분위기가 훈훈했다. 이번 소가야골목여행에서 생애를 살펴본 고성의 인물 중 김열규 교수는 ‘한국학의 거장’으로 불린다. 그는 고성읍 덕선리 출신으로, 계명대학교와 인제대학교 석좌교수를 지냈다. ‘한국 시조계의 거목’ 서벌 시조시인은 영현면 봉발리의 가난한 집안 맏이로 태어났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서벌은 이호우의 시집을 만나면서 습작을 시작한 후 5년여 만에 그간 쓴 시를 모아 첫시집을 발간한 후 시조문단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시인이자 고성문인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자긍심이었다. 청록파를 대표하는 목월 박영종 시인은 시집 ‘보랏빛소묘’에서 자신이 태어난 곳을 경남 고성이라고 밝혔다. 고성군청년회의소가 박목월 시인의 부인 유익순 여사와 장남인 박동규 교수를 직접 만나 확인한 결과 박목월 시인은 아버지가 고성에서 측량기사로 근무할 당시 고성에서 태어난 후 경주로 이주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만해 한용운, 백용성 스님과 함께 불교계 대표 독립운동가인 백초월 스님은 영오면 성곡리 출신으로, 소년 시절 지리산 영원사로 출가했다.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 머물며 그린 태극기에 싼 독립신문 등이 칠성각 해체공사 중 우연히 발견되면서 활약상이 알려졌다.
‘조선의 건축왕’으로 불린 기농 정세권 선생은 당시 주로 남촌에 살던 일본인들이 조선의 정신이 살아있는 북촌으로 거주지를 확장하지 않도록 북촌에 현대식 한옥을 지어 조선인들에게 분양했다. 그는 조선물산장려운동을 주도하며 자택에 회관을 열어 조선에서 생산된 물품을 전시, 판매하기도 했다. 그는 조선어학회의 회관 부지를 희사하고, 독립운동을 적극 지원했으며 고향의 인재교육을 위해 덕명학교를 건립하기도 했다.
하반기 소가야 골목여행은 상반기에서 밝힌 독립운동가 백초월 스님, 서울 진관사 태극기(보물 제2142호)와 항일활동 업적, 기농 정세권 민족운동가이며 건축가인 지금의 북촌 한옥마을을 만든 인물의 흔적을 찾아가 볼 계획이다. 제민숙 소가야문화보존회 사무국장은 “이 시간을 통해 우리 고장에 대한 애향심과 고성 사람들의 활약상을 그려보며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 밖에도 우리 지역 고성을 빛낸 많은 인물들이 계시지만 함께 다루지 못한 점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다음을 기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