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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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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우의 봄날
그녀 손에 가면 귀한 봄이 된다
모른 척 쌉싸름 모여 있거든 간 된장 한 스푼에 강보해다오
그럼, 봄날이 환장한다네
봄날 나물은 할머니 치맛자락 붙들고
2월 계절이 끝날 쯤 시장바닥에 쪼그리고 앉은 할머니의 좌판대에는 추위가 채 가시기도 전 파란 눈이 뜨인 어린 봄나물들이 햇볕을 쬐고 있는 봄을 만날 수 있다. 어린 것들이 파릇파릇 소쿠리를 안고 봄이 왔다는 얼굴로 살포시 웃는다. 우리는 그들을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반가운 마음으로 봄을 맞는다. 송송 푸른 머위(머우) 빨간 줄기는 먹으면 금방이라도 건강해질 것 같은 맛이다. 머위는 나물에서 좀 더 자라면 머윗잎쌈으로도 각종 입맛을 돌게 한다. 씁쓸한 맛의 깔끔함은 머위(머우) 특징으로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대표적인 봄나물이다. 김경화 시인의 <머우의 봄날>은 ‘모른 척 쌉싸름 모여 있거든/간 된장 한 스푼에 강보 해다오’ 봄날에 환장하는 밥상이다. 귀한 봄을 맞는 우리 손길이 바쁘다. 쑥국이며 냉이나물, 씀 바위, 달래, 두릅, 머위(머우) 등 귀한 봄날에 만나는 진수성찬들이다. 된장에 간을 하여 나물로, 국으로 모셔오는 입맛들, 긴긴 겨울을 견디고 나온 저 어린 것들이 온 들녘을 살찌게 하고 우리의 입맛을 돌게 하여 건강을 지키게 하는 것만 같다. 봄날이 환장한다는 표현에 우리의 일상이 녹아들어 가 있다. 봄꽃들이 우리를 웃게 하고 봄나물이 입맛을 당기고 봄이면 웅크리고 있던 우리의 생각을 깨어나게 한다. 귀한 봄을 맞는다는 것은 우리가 건강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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