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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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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의 꿈
탯줄 묻힌 흙 한 줌이 전부다
새 터전에서 튼실하게 뿌리 내려 자자손손 물려주리라
우리 모두가 길손이다
해마다 졸업과 취업으로 이사 관계로 집을 나서는 자식들을 보는 부모 마음은 늘 미덥지 못한 불안감이 돈다. 저 아이들이 잘할 수 있을까? 우리 아이들은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합니다. 매번 알아서 한다는 것들이 실수투성이다. 언젠가 떠나보내야 하는 심기 불편한 마음 한켠 불쑥불쑥 나오는 어머니의 말은 밥 타령이다. 밥은 먹고 다니니?
그 속말에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모든 것들 내포되어 있다. 양향숙시인 「디아스포라의 꿈」 새 터전에서/튼실하게 뿌리내려/ 자자손손 물려주리라// 꿈이 큰 만큼 실망과 두려움은 배가되었을 새 터전이다. 새 뿌리를 땅속 깊게 내릴 때까지는 좁고 불편했을 반경을 그린 그곳에서 내린 뿌리는 단단히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 세상의 나무로 그늘을 만들고 다음세대의 흙과 거름으로 선배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영상에서 보이는 어린 나무는 저 척박한 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걱정되지만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지켜볼 뿐이다. 흔들리며 견디는 법을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은 제뿌리에 덮인 작은 흙으로 자신의 몸을 감싸고 이주한 곳에서 새 뿌리를 내려야 하는 저 어린나무에게 ‘괜찮아 괜찮아’ 넌 잘할 수 있을 거야! 토닥거려주는 따뜻한 손길과 관심뿐이다. 디아스포라의 꿈은 우리 모두가 걸어왔던 그리고 걸어갈 길에 희망이라는 약속을 품고 새로운 제2막을 펼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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