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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에서 발행되는 아동문학 잡지는 계간 《열린아동문학》, 《아동문학평론》, 《시와 동화》, 《아동문학세상》, 《어린이와 문학》, 《어린이문학》, 《창비어린이》 등과 격월간 《아동문예》와 동시 전문계간지 《동시먹는 달팽이》, 《동시발전소》, 《동시마중》(격월간)과 반년간지 《아동문학사조》, 《어린이문예》, 1년에 세 번 나오는 《동화향기 동시향기》, 1년에 1번 나오는 《새싹문학》이 있다. 이 중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잡지가 《아동문예》다.
《아동문예》는 1976년 5월 1일 광주에서 동시인 박종현 선생이 창간한 104쪽 분량에 정가 400원이 매겨진 월간 아동문학 전문잡지다. 이때까지 《소년》, 《어깨동무》, 《소년중앙》 등 어린이 잡지는 있어도 아동문학가를 위한 전문잡지가 없던 터라 《아동문예》는 우리나라 아동문학과 아동문학 잡지 역사에 큰 주춧돌을 놓았다. 박종현 선생은 1938년 전남 구례군 산동면에서 태어나 화순군 이서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47년 광산군 하남면으로 이사해 하남국민학교를 졸업하고 광주사범학교 병설중학교와 광주사범학교를 졸업했다. 사범학교에서 동기 김종두, 후배 문삼석, 전양웅 선생과 동아리 활동을 했으며, 1965년 등단 절차를 생략하고 동시집 『빨강 자동차』를 발간하면서 본격적으로 동시를 쓰며 어린이 글짓기 지도에 전념했다.
『손자들의 숨바꼭질』, 『구름 위에 지은 집』, 『아침을 위하여』, 『아침에 피는 꽃』, 『도깨비 나라의 시』, 『도봉산 솔솔』 등 7권의 동시집과 『박종현 동시 선집』을 펴내고, 『별빛이 많은 밤』, 『사랑의 풀밭』, 『꽃 파는 아이』, 『대추나무 집 아이』 등 4권의 동화집과 『비 오는 날 당당한 꼬마』, 『무지갯빛 참 이뿌구나』 등 10여 권의 동화시집을 발간해 한정동문학상과 전남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펜문학상, 한국문학상을 받았다. 5남 5녀 10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난 선생은 전남 여천군 쌍봉, 중흥초등학교와 여수동초등학교, 여수남초등학교 등에서 8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1967년부터 《교단》, 《교육평론》, 《수업연구》 등 교육 관련 서적 전남지사를 운영하다가 1976년 5월 1일 《아동문예》를 창간하는데 그 배경과 의지가 가히 영웅적이다.
물론 교사였던 아내 안종완 선생(서울 민락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이 든든한 배경이었겠지만, 10남매의 장남으로 아버지를 대신할 일이 많았을 텐데도 유감없이 교직을 버린 일과 망할 확률이 거의 99%인 잡지발행, 그것도 아동문학 잡지를 발행한다는 것은 대단한 각오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주시 서석 2동 디귿자 전세방에서 탄생한 《아동문예》는 1981년 서울 인사동으로, 1988년 현재의 쌍문동으로 옮겨 우리나라 아동문학의 튼실한 주춧돌이자 큰 산맥을 이룬 것이다. ‘아동과 어른이 함께 읽는 문학’ 월간 《아동문예》는 그 시절 우리나라 아동문학가들을 총동원해 매호 호화 필진으로 동시, 동화를 싣고 특집을 꾸몄다. 문단 앨범도 만들고 특색있는 사고(社告)로 독자층을 넓히는 경영의 묘도 보였다.
활판에서 오프셋 인쇄로 옮겨가는 시기의 잡지발행은 그야말로 중노동이다. 그러나 박종현 선생은 1977년 2월호(통권 9호)부터 당대 최고 서예가 서희환 선생의 글씨를 제호로 쓰면서 발행인·편집인·주간의 1인 3역을 거뜬히 해내며 한국 동시·동화문학상을 제정하고, 해변청소년문학교실을 열고, 전국순회문학강연도 했다. 《21동행시》, 《한국동시문학시대》같은 동인지를 발행해 동인지 시대에 불을 지피고, ‘한국아동문학의 날’을 제정했으며 ‘신인문학상’ 제도를 통해 수백 명의 아동문학가를 탄생시켜 이 땅의 아동문학을 풍요롭게 했다. 1977년 탄생한 ’도서출판 아동문예‘는 수많은 아동문학가에게 자기 책을 가지는 기쁨을 주었다.
2007년 1월부터 격월간으로 발행되는 것이 아쉬움이긴 하지만 2023년 봄호로 지령 457호를 맞는 《아동문예》는 현존하는 최고령 아동문학 전문지다.
2020년 3월 14일 작고한 박종현 선생은 추모문집 『귀하! 나, 박종현』 속에서 72분의 애틋한 추모를 받으며 광주시 광산구 진곡산단 3번로 선산에 편히 잠들고 동동숲에는 한 그루 큰 소나무로 살아 계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