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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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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시장 /최일형(디카시마니아)
오늘도 하릴없이
기울어가는 하루
일자리는 마음만 먹으면 넘쳐난다는 사 과 일할 사람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 말에는 모순이 있다. 다시 말하면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최일형 시인의 <인력시장>에서는 ‘오늘도 하릴없이/기울어가는 하루’ 속에 일감을 얻지 못하여 집으로 가지 못하고 인력사무소 앞에서 혹여나 하고 배회하는 사람들을 잘 묘사하고 있다.
인력시장에서는 단순한 노동과 약간의 전문직종이 필요할 때마다 일용직으로 노동력을 잠시 도움을 받고 싶을 때 이용하는 곳이다.
보통 건축과 조선 쪽에 관련된 일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다. 일용직의 사람들 중에 내 일처럼 열심히 하고 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보통 오늘 하루만 보고 만다는 생각으로 시간만 때우는 얌체인 사람들도 간혹 있다.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늘 일이 예약되어 손을 빌리기가 어렵고 힘든 현실이다. 작은 규모의 직장에서는 일손 구하기가 어려워 공장을 멈춰 세우기가 일쑤고 심지어 문을 닫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인력시장에서는 단순한 노동일만 하는 일감은 얻기가 힘들다. 만 시간의 법칙처럼 어떤 일을 습관처럼 하다 보면 그 일에 대한 전문인이 된다고 한다.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열심히 내 것으로 만들 직업을 찾는다면 전문시장에서도 떳떳한 대우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보장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단순한 일용직 임금이 비싸다고 그곳에 머문다면 그 사람은 늘 타자의 그늘에서 머물 것 같다. 때로는 시간의 태엽에 이끌려가는 것 말고 내가 시계의 배터리가 되어 돌아간다면 인력시장을 너머 나의 시장이 활짝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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