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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고성사람이 돼야죠. 그럴려면 이웃들과도 많이 친해지고 잘 지내야 될 것 같아서 주민들이 이는 곳을 찾아다녀요.”
12일 저녁 8시경 하일면 용태리 수태마을회관에는 10여 명의 주민들이 모여 요가 연습으로 한창이다.
그 가운데 얼핏보기에도 동남아인으로 짐작되는 2명의 주부도 요가 삼매경에 푹 빠진듯 했다.
요가 강습을 한창 지켜보는 동안 강사는 물론 주민들이 유난히 이들 2명의 주부에게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짐작대로 이들은 필리핀에서 시집온 셀라간벨르셀(26·한국명 유진)씨와 베트남에서 시집온 레데일(27·김지연)씨.
그녀들은 지난해 5월과 12월에 하일면 수양리로 시집와 행복한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아직은 한국 문화와 사람들이 낯설어 어려움도 많지만 가족들의 사랑과 이웃들의 따뜻한 격려와 배려가 있어 외로움을 못 느낀다고.
유진씨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데도 항상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마을 어른들의 배려에 감사드린다”며 “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으로 보답할 것”이란다.
지연씨 역시 자신을 딸처럼 생각하며 자상하게 집안일이나 예의 등을 가르쳐 주시는 시어머니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다며 “우리 부부가 부모님께 효도하면서 열심히 잘 사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우리 마을에 시집왔으면 당연히 우리 식구 아닌가요?”라며 “성격이 밝고 명랑해 이웃들과도 금방 친해져 마을 어른들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진씨의 남편 최귀림씨는 아내와 잠시도 떨어지지 않고 어딜 가든지 항상 같이 붙어 다닌다고 이웃 주민들은 귀뜸한다.
그래서인지 이날도 아내와 함께 요가 강습회에 같이 와서 갈 때까지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부부의 금슬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한국으로 시집와서 처음 맞이하는 설날이라 무척 기대되고 설레요.”
설을 며칠 앞두고 벌써부터 유진씨와 지연씨는 어린아이들 마냥 들뜬 분위기다.
요리솜씨가 서툴러 걱정이 되긴 하지만 나름대로 최고의 요리실력을 뽐내겠다는 각오다.
필리핀보다 한국음식 만들기가 더 어렵다는 유진씨는 미역국, 된장국, 고구마튀김, 김밥 만들기는 자신있다고.
지연씨도 시어머니를 도와 정성껏 설 음식을 장만해 남편과 가족들에게 칭찬받는 아내·며느리가 되겠다는 각오다.
우리의 다정다감한 이웃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에서 정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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