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고성 새롬이와 힘찬이 “고성군청 앞마당이 우리집이 됐어요”
군청 군의회 사업소 읍면사무소
유기견 각 2마리씩 40마리 입양
유기동물 입양 인식 바꾸기 첫걸음
보호소 동물 46마리로 대폭 줄어
군민들 울타리 설치, 관리방안 요구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3년 03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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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5일 입양행사가 개최돼 40마리의 유기견이 군내 공공기관에 입양됐다. 사진은 의회의 믿음이와 희망이의 입양 모습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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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군동물보호소에 머물던 개들이 군청과 군의회, 읍면사무소에 새로운 둥지를 틀고 견생 2막을 시작했다. 고성군은 지난 15일 고성읍 우산리 농업기술센터 고성군임시동물보호소 앞에서 유기동 입양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네 마리의 2~3개월령 강아지들이 군청과 군의회에 입양됐다. 이상근 군수는 “이제 유기동물 입양과 관련해 행정이 먼저 나서 인식을 바꿀 때”라면서 “고성이 솔선수범해 동물 입양을 적극 추진하고, 인근 지역에 전파된다면 유기동물과 입양문화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바뀔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군청은 군정 구호 ‘고성을 새롭게, 군민을 힘나게’에서 딴 새롬이와 힘찬이, 군의회에는 의정 구호 ‘믿음과 희망 주는 고성군의회’에서 딴 믿음이와 희망이를 새로운 가족으로 맞았다. 군청과 군의회 외에도 보건소와 상하수도사업소, 읍면사무소에 각각 2마리의 보호동물이 입양됐다. 보건소에 입양된 두 마리는 ‘건강’을 나눠 건이와 강이로 이름 붙이는 등 입양한 사업소와 읍면사무소에서는 특색을 담은 이름을 직접 지어 부서장의 책임 하에 관리하고 있다. 이번 유기동물 입양은 이상근 군수가 지난달 6일 간부회의에서 “유기 동물 입양은 축산과만의 업무가 아니라, 고성군에서 함께 해야 할 과제”라며 “본청, 의회, 직속기관, 사업소 등 20개 부서에서 동물보호소에 보호 중인 개체를 2마리씩 40여 마리 입양하는 것은 어떤가. 국민에게 유기 동물 입양 홍보도 할 수 있을뿐더러 공무원들의 인식 변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직접 제안해 추진됐다. 축산과는 즉각 준비과정을 거쳐 본청과 의회, 직속기관과 사업소 등의 입양신청을 받았다. 입양 희망 부서장은 직접 보호소를 찾아 입양할 보호견을 선정했다. 각 읍면사무소와 사업소 등에서는 담당자를 정해 사료와 물을 급여하고, 주변을 관리하고 있다. 이번 공공기관 입양 후 고성군임시동물보호소에 남은 동물들은 46마리로, 과밀수용이 해소됐다. 농업기술센터 창고를 개조해 임시로 만든 동물보호소는 230㎡(약 70평) 면적에 80마리가 적정 수용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해 1월에는 적정 수준의 2배가 훨씬 넘는 212마리를 보호하면서 한 평도 안 되는 우리 하나에 4마리를 수용하고, 이를 2~3층으로 쌓아올려 보호하면서 포화상태였다. 수용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혈변을 보는 등 전염성 질환이 의심되는 개체는 야외 컨테이너에 격리하고, 덩치가 크거나 사나운 개체는 별도공간에서 관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호견들은 개체간 싸움으로 교상을 입거나 새끼를 물어죽이는 끔찍한 사고까지 발생했다. 이에 고성군은 개체수 조절을 위한 안락사를 수 차례 예고해왔다. 동물보호단체와 반려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홍보하고 임시보호하면서 전염성 질환이나 사고, 질병 등으로 치유 불가능한 상태의 개체 외에는 안락사 0마리를 기록했다. 반려인과 동물보호단체들도 입양을 늘리고 동물보호와 복지 인식 개선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고성군반려동물동호회는 2021년 한국마사회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찾아가는 동물병원’을 운영해 마당개 대상 동물등록과 예방접종을 진행했다. 현장에서 반려동물동호회는 축산과가 진행 중인 중성화사업을 홍보하고, 교통 불편 등 병원을 찾기 힘든 가구를 대상으로 이동봉사를 펼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10회에 걸쳐 공개입양제를 운영해 유기동물의 분양을 홍보하는 것은 물론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 개선에 적극 나섰다. 이번 입양으로 보호동물들이 대폭 줄면서 열악한 보호소 형편은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반인이 희망하는 경우 재입양하고, 입양자에게는 입양지원금과 펫보험료 지원 등 기존 입양 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그대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일반인 입양만 기다리기보다 행정에서 입양 문화를 확산하고 적극적으로 반려동물 문화와 동물복지를 주도하는 선진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고성군이 상하수도사업소 부지를 활용해 건립 예정인 동물보호소가 2024년 완공되면 고성군의 동물복지 실현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에 입양된 개가 목줄이 풀리거나 고리가 빠져 도망가 포획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군민들은 사람과 개의 안전을 위해 울타리를 설치하고 관리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군민 A씨는 “울타리는 물론 비를 가릴 수 있는 시설이 전혀 갖춰지지 않아 지난 주말 플라스틱 개집에 익숙하지 않은 개가 비를 몽땅 맞고 있는 것을 보니 너무나 안타까웠다”면서 “훈련되지 않은 개가 탈출해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서도 울타리가 필요하지만 개들이 최소한 비를 피할 수 있는 시설 정도는 갖추고 입양을 보내는 것이 사업의 취지에 맞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반려인은 “공공기관 입양은 고성군의 동물복지 수준을 홍보하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으니 보호관리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면서 “보호소 개체수 감소나 행정이 입양했다는 홍보에만 치우칠 것이 아니라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과 공감대 형성이 우선돼야 하며 무엇보다도 이런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다른 지역의 본보기가 되기 위해서는 동물을 대하는 공무원들의 생각과 태도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3년 03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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