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2025-08-16 00:56:59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문화체육

동화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세상 사는 지혜와 용기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3년 03월 10일
동시동화나무의숲에서 동심을 노래하는 동화할아버지 배익천 작가가 두 권의 신작동화책을 펴냈다.
첫 번째 이야기는 폭군 풀무치대왕의 폭정에 숨죽이고 있던 풀종다리들이 풀숲왕국을 위해 노래한다는 우화, ‘풀종다리의 노래’다.
 
ⓒ 고성신문
“가자 우리 모두 닫힌 입 열어 주고 막힌 귀 뚫어 주는 노래 부르러!”
사실 이 동화는 30년 전에 만들어졌다. 1992년 MBC노동조합이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던 중 손석희 아나운서와 노조원들이 구속됐다. 당시 부산MBC에 근무하던 배익천 작가는 손석희 아나운서에게 현실을 비판한 우화 ‘풀종다리의 노래’를 보냈다. 석방된 후 손석희 아나운서는 이 원고를 소중한 선물로 간직했고 1993년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을 발간하면서 책제목으로 삼기도 했다.
이번 배익천 작가의 그림동화책 ‘풀종다리의 노래’는 사회적 비판의식을 담은 작가의 글에 한병호 작가의 그림이 더해지며 따뜻한 풀숲왕국을 그려낸다. 힘없는 풀벌레들이 모여 부르는 큰 함성으로 끝나는 이 작은 과거의 억압된 사회를 아는 어른들에게는 과거를 반추할 기회가 되고 아이들에게는 불의에 당당하게 맞서 싸우는 작은 존재들이 결국은 이뤄내는 큰 세상을 알려준다.

ⓒ 고성신문

두 번째 이야기는 할아버지와 고라니의 사랑스럽고 따뜻한 이야기 ‘털머위꽃’이다.
깜깜한 밤에 할아버지 혼자 사는 산중 외딴집으로 고라니 한 마리가 “실내합니당”이라며 찾아온다. 고라니는 만병통치약인 털머위를 먹지 못하게 봉지를 매달고 고약한 냄새나는 것들을 뿌려놓은 할아버지를 ‘아주 나쁜 선생님’이라 한다. 그리고 말한다. “옛날부터 우리 땅, 선생님이 마구 들어와 살았어용.” 생각해보면 틀린 말이 아니다. 사람은 돈을 주고 땅을 사기는 했지만 오래 전부터 동물들의 땅이었으니.
고라니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배익천 작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동동숲에 털머위길을 가꾸려 심기만 하면 득달같이 찾아와 뜯어먹어버리는 고라니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그런데 문득 자꾸만 자기 밥을 뺏아버리는 인간이 고라니들은 얼마나 미울까 생각하니 미운 마음이 사르르 녹아버렸다. 그 이야기를 이번 동화 ‘털머위꽃’에 담았다.
동화 할아버지 배익천 작가는 197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면서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들을 쓰고 있다. 지금은 대가면 연지리 동시동화나무의숲을 가꾸면서 계간 ‘열린아동문학’ 편집주간으로 일하고 있다.
배익천 작가의 작품은 그저 사랑스럽기만 한 동화가 아니다. 생각하게 하고 배우게 하는 이야기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이야기 속에 세상을 사는 지혜, 때로는 크나큰 꿈과 용기가 담겨있다. 어린이는 물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들도 함께 읽어야할 이야기책이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3년 03월 10일
- Copyrights ⓒ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만평
상호: 고성신문 / 주소: [52943]경남 고성군 고성읍 성내로123-12 JB빌딩 3층 / 사업자등록증 : 612-81-34689 / 발행인 : 백찬문 / 편집인 : 황수경
mail: gosnews@hanmail.net / Tel: 055-674-8377 / Fax : 055-674-8376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 다01163 / 등록일 : 1997. 11. 10
Copyright ⓒ 고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함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찬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