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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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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길
헐렁했던 시간 지나고 지금은 꽉 조여주는 시간
걸어온 길 보다 함께 걸어갈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아서
함께 걸어온 날들
나와 다른 사람이 한평생 같이 살겠다고 다짐하는 순간부터 힘든 시간도 함께 들어온다. 살아온 풍습과 문화는 차이와 차별이란 벽을 만나 왜 그럴까를 몇 백번 되 내이고 때로는 눈물과 더불어 맞추어가는 결혼생활이다. 살다 보니 서로 닮아 있는 모습을 보게 되고 모든 것이 포기와 더불어 그 사람을 이해가 될 때쯤 함께 걸어갈 날이 멀지 않다는 걸 아는 순간 모든 것이 아쉽고 미안한 날들만 생각날 것이다. 신금재 시인 <손길> ‘헐렁했던 시간 지나고 지금은 꽉 조여 주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아’ 영상에서 보여주는 주름진 손길이 남은 시간을 말하고 있다. 아쉬움의 손 편지를 읽는 것 같다.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참지 못하고 욱하고 내뱉은 말들 속에서 서로 생채기가 나는 줄 몰랐을 것이다. 잘해주고 싶었을 시간보다 왜 이럴까를 고민하고 싸웠을 시간들이 지나갔을 그 순간들, 이미 늙어있다. 가 버린 세월 속 노옹이 되어 아픈 곳만 말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마음속 저 깊은 곳에서는 ‘당신 덕분에 고마운 일만 생각나고 당신 덕분에 사는 동안 행복했습니다라고 그리고 인생이란 것이 별것이 아니더군요’. 사람마다 다 다를 것 같지만 사는 무게는 똑같더라고 말할 것이다. 나의 벽이 되어주고 나의 주인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저 건네는 손길 따라 볼멘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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