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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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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의 달 /신금재(디카시마니아)
밤새 눈 내린 골목길
가로등 불빛 환하였지
새벽달 안쓰러움으로 얼음길 안아주면
비로소 따스해지는 이민자의 출근길
우리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착하지 못하고 길손처럼 떠나야 하는 경우를 맞을 수 있다. 처음에는 낯설고 힘들지만 어느 시간을 따라 돌다 보면 내가 서 있는 곳이 곧 고향처럼 따스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나 어릴 적 부모님과 살던 고향일 순 없어도 타지에서 살다 보면 이 저곳도 고향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신금재 시인 <디아스포라의 달> ‘새벽달 안쓰러움으로 얼음길 안아주면/ 비로소 따스해지는 이민자의 출근길//’ 우리 주변 곳곳에 이민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주위를 조금만 둘러보면 한 직장에서 오래 소속되어 있기보다는 여러 방면으로 조직을 이루어 흩어지는, 그리고 자신과 맞는 문화단체 속에서 서로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서 성장해 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급격하게 불어난 다문화가족들도 마찬가지다.여러 사회현상 속에서 뻗어 내린 뿌리처럼 이제는 지구촌이 한 가족이 되어 서로 따뜻한 체온을 나눌 수밖에 없기에 현지인들은 새벽달 안쓰러운 눈길로 그들을 데워야 한다.
누가 누구의 주인이 아니라 이제는 모두가 주체자인 주인이다. 어떤 형태로 만들어진 디아스포라일지언정 그들의 정착을 도와야 하는 것처럼 세상이 둥글다는 것은 서로 안고 살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들이 있는 한 이곳이 그들의 집이고 그들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타지에서 온 모든 이들의 삶이 질적 양적으로 팽팽해지는 삶으로 이어지길 바라며 따뜻한 디카시 한편이 그들의 앞날을 환하게 밝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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