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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당한조개 이외옥 대표와 아들 윤초원 씨의 대를 이은 나눔을 실천해 주변의 귀감이 되고 있다.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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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작은 것 하나도 이웃과 나누곤 했다. 동네 동장, 반장을 맡았던 어머니는 사정이 딱한 이웃들은 그냥 두질 못하고 꼭 뭔가 하나라도 가져다 줘야만 마음 편하던 이였다. 그런 어머니 보고 자란 딸에게도 나누는 일은 당연한 일이었다. 어머니는 언제나 위로 보지 말고 아래를 보며 베풀라고 가르치셨다.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어요. 엄마가 없으면 친정이 없어지는 것과 같더라고요. 엄마 생각에 요양원에 조금씩 나누기 시작한 게 지금까지 왔네요.”
고성시장 당당한조개 이외옥 대표는 지금까지 19년째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그의 나눔은 성금일 때도 있고, 위문품일 때도 있다. 금액이나 물품이 크건 작건 20년 가까이 한결같은 정성을 전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요양원에서부터 시작한 나눔은 애육원으로, 이제는 고성군내 어려운 이웃들로 조금씩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어느 중학교의 아이 하나가 소아암이라는 소식이 들려오자 이외옥 대표는 장사도 제쳐두고 직접 성금을 받으러 다니기도 했다. 십시일반 모은 성금은 여성상인회 이름으로 전달했다.
“부모도 일찍 돌아가셨고 일찍 혼자 돼서 자식 하나 보며 사니까 다른 사람들의 어려운 처지가 더 눈에 잘 들어오더라고요. 내가 먼저 나서서 돕기 시작하면 다른 분들도 마음을 내기가 더 쉽지 않을까 싶습니다. 얼마 안 되지만 내가 한 달 정도 아끼면 어려운 이웃에게 작은 희망을 전할 수 있으니 오히려 제가 즐거움을 얻는 거지요.”
사랑을 나누는데 금액의 크고 작음은 별 상관없다. 경기가 한참 안 좋은 데다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시장 상인 다 죽겠다 했을 때도 그는 더 어려운 시기를 보낼 이웃들을 떠올렸다. 돈을 버는 나도 힘든데, 나보다 더 힘든 분들에게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이 맴맴 돌아서 쉴 수도 없었다. 아들이 늘 곁에 있었기에 더 힘을 낼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외옥 대표는 8년 전 고성시장 어시부에서 해산물가게를 열었다. 하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몸이 안 좋아졌다. 밑져야 본전이라 치고 아들에게 엄마가 힘드니 고성으로 와라, 했더니 아들은 두 말 않고 직장을 정리하고 고성으로 돌아왔다.
아들 윤초원 씨는 거제에서 해외영업일을 했다. 어린 시절에는 학생회장도 하고 공부도 곧잘 하던 믿음직한 아들이다. 처음에는 서툴렀던 손길도 이제는 제법 야무지고, 장사수완도 늘었다. 초원씨의 눈에도 장사는 장사대로, 나눔은 나눔대로 언제나 열정적인 엄마는 참 대단하다.
“엄마가 힘들다는데 하나뿐인 아들이 엄마 혼자 두면 안 되지요. 지금은 엄마 옆에서 누구보다 큰 힘이 돼주고 있습니다. 아들 덕분에 더 마음 편히 나눌 수 있는 여유가 생겼어요. 제가 저희 어머니를 보면서 나누는 것을 배웠듯 우리 아들도 저를 보면서 나누는 행복을 알게 되지 않을까요?”
이제 이외옥 대표에게 나눔은 당연한 즐거움이 됐다. 성금이나 성품을 전달하고 나서는 “내년에는 꼭 이것보다 더 많이 해야지”하고 다짐하기도 한다. 얼마 전 연말에도 군청을 방문해 농산물꾸러미를 한가득 부려놓고 나니 그렇게 행복하고 마음이 푸근할 수가 없었다.
“떡국재료를 전달한 해에는 집에서 떡국을 먹다 말고 아, 그 분들도 이렇게 맛있는 떡국을 드시겠지 생각하니 마음이 따뜻해지더라고요. 그게 얼마나 행복하고 소중한 순간입니까. 저는 우리 아들도, 주변 분들도 그 마음을 느끼면 좋겠어요. 계묘년 새해에는 더 많은 분이 더 큰 사랑을 느끼는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다함께 따뜻한 고성이 되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