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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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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박우담 (진주 출생, 2004년 《시사사》등단 시집 『설탕의 아이들』 외 형평지역문학상 수상
잠 못 이루는 백야
서로의 체온으로 버티고 있지
이제 떨어질 시간이야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별빛처럼
흘러가는 것이 낙엽뿐이랴
흐르는 시간 앞 우리는 모두가 숙연할 뿐이다. 무성한 나무 밑에서 파릇했던 이파리도 어느새 힘 잃은 모습으로 툭 떨어지는 것을 보았고 젊음을 노래하던 청춘도 어느새 중년의 나이로 돌아앉아있는 모습을 보았다.
이런저런 고민 앞에 잠 못 이루는 백야를 경험했지만 모든 것들은 아쉬움만 남기고 흘러가는 일에만 분주할 뿐이다.
박우담시인 <낙엽> 디카시에서 ‘이제 떨어질 시간이야/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별빛처럼’ 영상에서 보여주는 고양이들이 추위 때문인지 옹기종기 붙어있는 모습은 정답기도 하고 행복해 보이지만 이 또한 각자 가야 할 길을 떠날 길손들이다.떠나간 자리는 아무것도 남지 않고 희미한 그림자와 속으로 삼켜야 하는 눈물뿐이다.
하지만 시시 때때 잊어버리는 망각이란 단어 앞에 우리들은 오늘이 전부인 것처럼 아웅거리다 서로의 가슴에 상처만 남기는 것 같다.
회자정리(會者定離);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듯 다시 떠나는 귀로에서는 몸과 마음을 비우고 가볍게 사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노래가사에 손에 쥔 것이 너무 많아 손이 아프고 등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온몸을 아프게 한다고 한다.
돌아보면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백 년을 살 것 같고 천년을 살 것 같은 우리 마음이지만 우리가 살다 간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 오늘도 흘러가는 시간과 세월 앞에서 반짝이고 있는 작은 별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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