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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고전문학 번역 대가 천병희 교수 별세

동해면 장좌리 출신, 서울대 졸업 후 독일 유학
동백림사건 연루 수감생활 후 생활고로 번역 시작
그리스 로마 고전 60여 종 우리말로 번역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2년 12월 30일
ⓒ 고성신문
플라톤 전집과 그리스, 로마 고전 60여 종을 번역하며 서양 고전문학 번역가로 이름을 떨친 천병희 단국대
독문학과 교수가 지난 22일 별세했다. 향년 83세.

동해면 장좌리 하장마을 출신인 고 천병희 교수는 단국대 독문과 교수로 정년퇴직하기 전까지 이미 20여 작품을 번역했다. 2004년 퇴직 후에도 고전번역에 매달리며 하루 6시간씩 번역작업해 40여 종의 고전을 번역했다. 2019년에는 플라톤 전집 7권을 완역했을 뿐 아니라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오뒷세이아’,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정치학’ 등도 고인의 손을 거쳐 원전이 번역돼 한국에 소개됐다.

서울대학교 독문학과 2학년 시절인 1957년, 장익봉 교수를 통해 플라톤의 ‘향연’을 그리스어 원문으로 접했다. 천 교수는 당시 느낌을 “세계를 보는 눈이 개방적이고 진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이 하지 않는다면 직접 플라톤의 책을 번역하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천 교수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후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5년간 유학했다. 당시 독문학과 함께 그리스어, 라틴어를 공부하면서 독일정부의 그리스어 검정시험, 라틴어 검정시험에 합격했다. 독일 유학으로 고전문헌 연구자로 기반을 마련한 천 교수는 1966년 귀국한 후 서울대 독어교육과 전임강사로 교육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듬해 동백림사건으로 교수직을 빼앗기고 3년이 넘는 수감생활과 함께 자격정지 10년을 받았다. 이로 인해 생활고에 시달리던 고인은 본격적으로 고전 문헌들을 번역하기 시작했다. 당시 처음으로 플라톤의 ‘국가’를 성균관대 박종현 교수와 공동번역하는 것은 물론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도 번역하는 등 서양 고전문헌 번역에 열정을 쏟았다.

고인은 생전 “대학에서 독문학을 계속 가르쳤다면 고전 번역에 뛰어들 용기를 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고 천병희 교수와 개인적인 친분을 쌓고 교류했던 정해룡 작가는 “생존한 고성인 중에서 제가 제일로 존경하며 사숙했고 틈틈이 문안드렸던 고성의 큰 별, 천병희 교수께서 작고했다는 소식에 비통하다”면서 “고인의 업적은 대를 이어 남을 것이며 큰 뜻 또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2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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