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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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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나무 꽃 /청락/김민철 (디카시마니아)
석조여래좌상의 배경무늬 같더니
잎을 떨군 나목의
푸른 잎을 대신하였구나
천년의 구름 꽃을 불러온
두 손 모은 연리목의 사랑이여
마음이 기우는 날 우연히 올려다본 하늘에서 구름들이 펼치는 향연을 만난 적 있을 것이다. 김민철 시인은 <구름나무 꽃>에서 “천년의 구름 꽃을 불러온 두 손 모은 연리목의 사랑이여”라고 외친다. 사랑, 그 사랑은 말만 들어도 가슴이 들뜬다.서로의 마음속에 들어가 서로의 마음이 되어주는 온전한 순간들이 사랑이라는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추운 겨울에 빼앗긴 푸른 잎이 될지언정 환경이나 주변의 아랑곳없이 흐르는 것이 진짜 사랑이지 않을까? 돌아보면 부부로 맺은 사랑이나 부모의 사랑이나 형제간이나 아름답지 않은 사랑은 없다. 저 텅 빈 하늘에 영상이 보여주는 메마른 나무에 구름은 마치 꽃처럼 피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풍성한 연리지나무를 더 상징화하고 있다.
우리 눈에 예사롭게 보이는 오늘, 그리고 내일, 사람이 산다는 자체가 바쁘고 자신만 돌아볼 수밖에 없는 작은 눈을 한탄하고 어디까지 흐르고 왔는지 모를 나의 정신을 잘 거두고 챙겨본다면 여저기 아름답고 고마운 일들 뿐 일 것이다. 가정이 있고 자식과 형제간이 있고 그리고 덤으로 주어진 이웃이 있어 풍요로웠던 일과 그들로 인해 또한 여러 가지의 고민들이 나를 흔들 때도 있지만 가장 깊은 밤에 별이 더 빛나고 그 긴 어둠을 반드시 지나야 다시 따뜻한 해가 창문을 두드리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안다.
세상 안에서 우리가 지나쳐왔을 작은 사랑들이 가장 가까운 내 주변에서 흐르는 구름 꽃이 보여주는 저 아름다운 모습들이 곳곳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오늘도 무거운 발걸음을 내려놓고 가볍게 문을 나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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