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고성신문 | |
.jpg)
김열규(본지 논설위원, 서강대 명예교수)
최근에 하일면의 솔비포 성이 근사하게 재건되었다.
조선조의 수군의 기지 하나가 고만이 아니라 남해안의 명물로 덩그렇게 살아났다. 여간 기분 좋지 않다.
한데 내친 김에 솔비 성과 마을을 지나서 동남쪽으로 바다를 향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치자. 개울둑과 논두렁 길을 밟고, 한 십분 쯤 천천히 걸음을 옮기면 야트막한 언덕에 올라선다.
절경이다. 널따란 해협 너머로 사량도가 소슬하게 솟아 보인다.
꼬불꼬불 벼룻길을 내리서면 이내 물가에 선다.
크고 작은 몽돌이 듬성듬성 깔린 모래톱을 조금만 걷다보면 커다란 바위 덩치며 바위너설을 만난다.
그게 천하의 장관이다. 바위너설의 전체 모양도 모양이지만 그 세부가 놀랍다.
움푹움푹 패이고 불쑥불쑥 솟은 그 탁월한 조형성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천연 조각 작품의 위대한 전시장이다.
여기저기에 그런 바위 덩어리가 사람을 놀라게 한다.
찬찬히 감상하다가 안으로 들어서면 거기의 바위너설은 인공위성이 찍어낸 화성의 풍경 그대로다.
이제 갓 인공위성을 내리서서는 화성을 걷고 있는 듯이 신비함에 젖게 된다.
그것에 잇닿아서 소나무 우거진 비탈로는 쇠톱으로 일부러 깎아낸 듯 하는 절벽이 줄줄이 이어진다.
군데군데 꺾이고 굽이치고 해서 가야 시대의 성벽이 아닌가도 싶어진다.
놀란 가슴을 달래면서 더 안으로 들어서면 이젠 바닥에 깔린 널따란 바위 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직선, 사선, 점선 등등 벼라 별 줄무늬가 거기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높낮이도 각각으로 그 바위 선문(線紋)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위대한 미술 작품이다.
여기까지가 한 고비다. 산비탈이 바다로 쑥 내민 끝을 돌아서면 이젠 광활한 몽돌 밭이다.
눈앞에 사량도, 수우도 그리고 유방섬들이 점점이 떠 있어서 경관이 보통 좋은 게 아니다.
몽돌 밭이 산기슭과 잇닿은 곳은 금빛의 모래사장이다. 기막힌 해수욕장이 되라고 하늘이 내린 게 분명하다.
빠른 걸음으로 걸어도 이십 여분은 더 걸릴 것이니 기막힌 비치가 아닐 수 없다.
자, 그러면 이 동화리의 비경은 어떻게 될까? 그 반은 천연의 ‘석물 조형 박물관’이고 나머지 절반은 명미(明媚)한 비치요 또 해수욕장이다.
바로 이웃의 공룡 발자국과 연계되면 금방 관광 명소가 될 것은 분명하다.
고성군 행정 당국과 군민들은 합심해서 이 천연의 혜택을 살려내도록 애쓰기를 감히 바라고 싶다.
바다 내다보는 솔밭 언덕에 펜션이나 발라를 지어서 숙박시설이 이룩되면, 석물 조형박물관과 해수욕장을 더불어서 남해 안 전체를 통틀어서도 사뭇 우뚝한 ‘해안 관광 자원’이 될 것이라 믿는다.
현재로는 고성군은 그 나름의 ‘남북현상’과 ‘동서 현상’이 더한층 심화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남과 동은 그나마 경제적인 부유를 좀은 낳게 누리는데 비해서 북과 서는 상대적으로 가난에 찌들을 정도가 심해져 갈 것 같아서 걱정이다.
이 동서현상과 남북 현상을 모른 척 그냥 내버려두면 머지않아 그 부작용이 결국은 고성군 전체의 문제로 떠오르게 될 게 아닌지 모르겠다.
첫째는 잠자고 있거나 버려져 있는 천연 자산을 활용한다는 견지에서
둘째는 군 전체의 균형 발전을 기도한다는 뜻에서 우리 다함께 동화리 해변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탐색해보기를 간곡하게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