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고성신문 |
|
멍울 / 김경화(디카시마니아)
징용 끌려간 아비를 목 빼고 기다리다
가난으로 팔려 간 누이는 설움을 먹고
아비의 얼굴도 이름도 고향도 지웠다
엄마가 서럽도록 보고 싶은 그런 날엔
언덕 위에 노랫가락 한 곡조 낙루한다
나라 잃은 시대를 지나, 근현대를 넘어선 우리나라의 역사를 펴 보는 것 같다. 70년대 80년대의 산업학교를 주야간으로 일과 공부를 병행했던 그 누나 언니들은 한 가정의 가장 역할도 해야만 했다.
가난했던 그 시절은 누구나 할 것 없이 굶는 일이 다반사였고 동생들 돌보느라 누이들이 가장 많이 희생했던 시절, 우리 민족의 뼈저린 아픈 과거와 맞물려 있다.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것들에 대한 제각각 각오로 다른 나라에 비해 경제성장이 빨랐던 것도 예외는 아니다 .
요즘 아이들에게 아무리 설명을 해도 겪어보지 않은 일들을 이해하기보다 꼰대로 몰아세운다. 김경화 디카시 <멍울> 가슴 아리고 눈물이 담긴 시이다. 일 나가신 엄마를 기다리는 누이와 남동생, 누나가 있어 긴 시간을 견딜 수 있었고 누나는 동생을 지켜야 하는 책임 때문에 힘든 시간을 이겨 날 수 있었다.
해질녘 엄마를 기다리는 시간 넋두리처럼 읊조렸던 것들은 찔레꽃 노랫말이 되었다. 아픈 과거는 우리의 동고의 눈물이 되어 그 시절을 다시 그리워하기도 하고 원망하기도 한다.너무 지치거나 힘든 시절을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지만 때로는 그 시절을 다시 반추하며 지난 과거는 현재를 일으킬 수 있는 무기가 되고 그 현재는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자양분으로 오늘 이 한 편의 시가 지난 과거의 아픈 기억을 다시 보듬을 수 있는 공간을 내주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