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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391 정이향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내가 짊어지고 있는 세월 앞에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2년 11월 04일
ⓒ 고성신문
하동편지      /장용자 (대전)2022 이병주하동국제문학제 제8회 디카시공모전 우수작품

멈추면 보인다는 말
감으로 알았네

 당신이 보낸
잘 익은 엽서 한 장

가을이다.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고 하늘은 더 높이 올라갔다. 가을 구름이 하늘에다 그림을 그리다 멈춘 장면들과 이미 완성된 작품들이 여저기 떠돌고 있다. 

수확이 끝난 논바닥, 단풍이든 은행나무, 사과나무가 옷가지를 털어내고 있다. 아직도 사무실에서 현장에서 일이 끝나지 않는 우리들과는 확연 다르다.장용자 시인 <디카시> 하동편지에서 ‘멈추면 보인다는 말 감으로 알았네’ 영상이 예쁘게 말을 건네고 있다.

다 내어주고 하나 남은 붉은 감, 저 감도 언젠가는 가야 하는 줄 알지만 최선을 다해 붉은 불을 밝히고 섰다. 우리가 사는 일은 늘 바쁘다. 매번 던져주는 자연의 소리를 놓치고 그때서야 ‘아하’ 탄식이 우리가 그에게 건네는 짧은 답일 뿐, 여름에는 덥다고 아우성쳤고 간이역처럼 지나가는 가을도 이미 보내고 있는 저 끝에서 이 시인으로부터 한 장의 엽서에 다시 읽어보는 가을편지가 가슴 뭉클하게 한다. 

뭘 하고 여기까지 달려왔는지! 고개를 높이 빼서 저 푸른 하늘, 저 붉은 가을의 뒤태를 마음껏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는 시간 속에서 내가 짊어지고 있는 세월이 하나씩 분명 빠져가고 있을 것이다. 놓치고 온 세월 한 타래 놓고 가을들판만큼 비어있는 우리 마음에 가을이 살짝 놓고 간 붉은 홍등 하나 달아보는 것은 어떨까? 

얼마 남지 않은 가을, 바람처럼 왔다가 지우고 가는 그 계절에 또 다른 걸음으로 우리는 저 가을을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배웅하고 있는지 몰라.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2년 11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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