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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상 선생 출판기념회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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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수 맞이 기념 시집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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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상 나무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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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로 가신 엄마 생각
책을 펼치면
책장은 그대로
푸른 보리밭
이 많은 이랑의
어디 만큼에
호미 들고 계실까
우리 엄마는
글자의 이랑을
눈길로 타면서
엄마가 김을 매듯
책을 읽으면
싱싱한 보리 숲
글줄 사이로
땀 젖은 흙냄새
엄마 목소리
김종상 선생의 동시 「어머니」 전문이다. 우리나라 동시 탄생 이후 가장 따뜻하고 그리운 어머니다. 요즘 어린이들이야 보리밭조차도 모르겠지만, 70대 전후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누구나 눈시울 붉히며 떠올린 어머니가 청보리처럼 푸르게, 봄날 그 밭고랑처럼 아련하게 살아 있는 우리의 어머니다.
1935년 경북 안동군 서후면에서 태어나 풍산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선생은 1960년 동시 「산 위에서 보면」으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후 『어머니 무명치마』등 50여 권의 동시집과 『한두실에서 복사골까지』 등 수필집 외 220여 권에 달하는 저서가 있다. 시골에서 자라고 안동사범학교 졸업 이후 53년간 초등학교에 근무해 자연이 곧 교육이 되는 작품을 많이 쓴다. 꽃과 새, 나무, 그리고 곤충과 벌레를 통하여 사람을 들여다보고 세상살이를 조근조근 깊이 있게 들려준다.
특히 『곤충과 벌레 이야기』는 선생의 세밀한 관찰과 해박한 지식이 동시의 세계가 곧 자연임을 보여주는 동시집이다. 세종아동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대한민국아동문학상 본상, 방정환문학상, 이주홍문학상 등 우리나라 아동문학상을 거의 받은 선생은 우리나라 어린이글짓기 교육의 본향인 경북 상주에서 아동문학의 싹을 틔워 전국에 푸른 청보리밭 같은 아동문학의 푸른 틀을 펼쳤다.
길은
풀도 덩굴
몇백 년을 자라서
땅덩이를 다 덮었다.
이 덩굴
가지마다
포도송이 같은
마을이 있고
포도알 같은
집들이 달렸다.
포도알이 늘 때마다
포도송이는 커 가고
갈봄 없이
자라기만 하는
이 덩굴을 통하여
사람과 사람이 도와가고
마을과 마을은 이어져서
세계가
한 덩이로 되었다.
6학년 국어 교과서에 실린 선생의 세계관과 문학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동시 「길」이다. 신춘문예 등단 이후 62년, 1935년 안동군 서후면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이후 쓴 동시 중 컴퓨터에서 사라진 작품 108편을 찾아 묶은 ‘김종상 미수 기념 제50번째 동시집’ 『고갯마루와 돌부리』와 몇 년째 아내 병수발을 하면서 쓴 시편들을 모아 ‘김종상 미수 맞이 제11시집’ 『간병일지』를 내어 10월 6일 서울 강서문화원에서 강서문화원 창작반 제자들이 사화집 『사랑방』을 출간해 선생의 미수 잔치를 열었다.
안동시 풍산읍 죽전리, 상주시 외남면 소은리, 안동시 문화예술의 전당, 청양군 고운식물원 등 전국에 20개의 시비가 세워져 있는 선생은 아직도 팔팔한 몸과 마음으로 동시를 빚는다.동동숲 선생의 나무는 수국원 들머리에 있는 은행나무다. 세 그루가 군락을 이루며 자라는 이 은행나무는 해마다 가을이면 동동숲의 환한 등이 된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