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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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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이야기 /채연희(디카시마니아)
개구리 왕자가 찾아왔는데
동화를 믿고 기다리던
마법을 풀어줄 공주는
이미 너무 늙어버렸다
우리들은 동화 속 개구리를 기다리던 공주나 자식들을 키워 놓으면 뭐든지 부모를 위해 다해줄 것 같은 기대를 걸고 살지만 되돌아오는 것은 우리들 가슴에 우울과 허무가 먼저 녹아든다.
영상에 보이는 개구리의 저 얇은 어깨가 더 푸르게 보이는 것은 슬픈 울음이 가득 차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요즘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개구리를 디카시로 만나게 되니 다시 새로운 동화를 읽는 것 같다.
채연희 시인의 「슬픈 이야기」 중 ‘마법을 풀어 줄 공주는 이미 늙어버렸다’는 늙어버린 공주, 개구리 왕자, 마법 이야기들은 재미나는 동심으로 돌아가게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마치 마법 천지이다. 생각지도 못한 일들은 횡재처럼 찾아오기도 하고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이란 화살을 맞기도 하고 어느 틈에서 마법이 풀리는 신기한 약을 먹고 상처를 치유하기도 하는 이야기들은 일상생활에서 또한 슬픈 일도 기쁜 일도 다 본인이 메우고 살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사는 일이다.
개구리 왕자가 찾아왔지만 마법을 풀어줄 공주가 이미 늙어 버려 알아보지 못하는 슬픈 동화 이야기이지만 먼 산을 내려다보는 개구리의 뒷모습으로 때늦은 후회를 읽게 한다.
바쁜 생활에 종종거렸던 우리들이 돌아보니 저만치 가있는 늙은 부모님의 기력 없는 모습에 가슴 아픈 눈물이 고이고, “나중에, 좀 이따, 다음에” 귓등으로 들리던 말들이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길 위에 우리들을 놓이게 한다.
개구리가 처연하게 바라보는 저 등 뒤로 흐르는 눈물을 닦는 일은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을 놓치지 않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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