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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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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렁각시 /채연희(디카시마니아)
옛날에 착한 우렁각시가 살았어 일하는 딸 몰래 와서 반찬 해놓고 사라지는 늙은 우렁각시는 날개가 돋아 하늘로 간다
가끔은 이런 꿈을 꾼다
우리는 마치 동화 속 이야기가 현실이 되기를 원할 때가 있다. 우렁각시가 나와 따뜻한 밥을 지어 놓고 청소를 해 놓기를 원하는 것처럼 일상에서 누군가 나 대신 일을 해주기를 가끔 바랄 때가 있다.
이러한 생각들은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이지만 어릴 적 동화 속 주인공을 부러워했던 경험에서 오는 것이다.
채연희 시인 <우렁각시>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다시 읽어도 재미난다. 요즘 현대판 우렁각시들은 살아있는 친정어머니가 아닐까?
시대에 흐름에 따라 맞벌이가 대부분으로 필자가 아는 지인도 마산에서 서울로 한 달을 보름씩 나눠 살고 있다.
남편과 외손주를 돌보느라 서울을 오르락거리며 60대의 호화스러운 자유는 포승줄에 묶여 더 한 구속을 당한다고 한다.
안 봐줄 수도 없는 현실에 호들갑을 떨면서도 손주 자랑에 행복한 모습이다. ‘늙은 우렁이 날개가 돋아 하늘로 가고’ 나면 또 다른 젊은 우렁이는 어머니를 따라 늙은 우렁이로 변할 것이며 우렁이 각시들은 날마다 우리들이 꿈꾸며 살아가는 동화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 것이다.
하여, 읽었던 동화가 가끔은 현실로 들어오는 순간을 우리는 안팎으로 열어놓고 기다리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