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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3월 선흘초등학교 학생들이 생태 놀이에 참여하여 즐겁게 깡충 뛰고 있다.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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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학년 학생들이 옥수수를 수확하다 도마뱀을 발견하고 관찰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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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이 텃밭 잡초제거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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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이 텃밭에 가기 위해 후박나무 아래서 채비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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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태체험장에서 아이들이 닭과 오리를 돌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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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①고성군 작은학교살리기 추진과 앞으로의 방향은? ②해남 북일초 주민자치회를 통한 주민들의 노력으로 ③강진 옴천초 작은학교살리기 우수학교 선정 ④제주 선흘초 폐교위기에서 초등학교로 승격 ⑤안동 신성초 자유학교제로 전교생 20명에서 51명의 학교로
학생 수가 20명에 불과해 ‘폐교 위기’까지 몰렸던 한 작은 학교가 7년 만에 전교생 수가 5배 이상 늘어나며 올해 ‘초등학교’로 승격했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초등학교 이야기다.
# 20명에 90명이 되기까지... 건강생태학교 선흘초등학교는 지난 2014년까지만 해도 학생 수가 20명에 불과해 폐교 논의까지 나왔다. 당시는 함덕초등학교 선흘분교였다. 학생 수 감소와 존립 위기 등 어려움을 넘기 위해 마을 주민들과 학교, 교육청이 머리를 맞댔다. 작은 시골 학교의 특성과 강점을 살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건강생태학교는 지역사회와 연계한 교육프로그램 운영으로 작은 학교의 교육 경쟁력을 높이고 학생 감소로 폐교 위기에 놓인 농어촌의 작은 학교 및 농어촌지역 교육공동체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제주건강생태학교는 제주의 생태적 우수성을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특색프로그램 및 체험활동 운영으로 학생 학부모의 교육만족도를 향상시킨다.
도보로 몇 발자국만 걸어가면 있는 ‘람사르 습지’ 등 천혜의 자연 환경을 지닌 선흘분교에 특화한 교육 과정이 탄생했다. 건강생태학교는 생태에 대한 공감, 프로그램에 대한 공감, 인간과 자연에 대한 공감 그리고 교사,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학교에서 도보 거리로 수 분 떨어진 인근 동백동산이 ‘건강 생태 교육’의 터전이 되었다. 한 달에 3시간씩, 이 학교 재학생들은 선생님과 학교 밖으로 나간다. 동백동산 습지센터 해설사로 활동하는 마을 주민 선생님이 ‘일일 생태 교사’가 되어준다. 흙을 밟고, 물과 숲을 거닐며 풀꽃과 나무를 공부하고, 습지를 관찰하는 것이 주요 일과다.
‘동백동산에서 보물찾기’는 교사 전문성 신장, 감성을 울리는 생태프로그램 운영, 학부모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학교를 도모한다. 생태연못·교목벤치 조성, 아이들 텃밭 조성과 오리농장 운영, 동백동산 내 생태학습장 등을 통한 생태학습장을 활용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정 내에 생태체험장을 만들었다. 어린이들이 직접 닭과 오리를 돌보고, 먹이를 주고, 알을 부화시킨다. 텃밭에는 아이들이 직접 모종을 심고, 채소 재배도 한다. 방과 후에도 주 1회 생태놀이 프로그램도 운영하는데, ‘곶자왈 작은학교’ 생태 선생님이 학교로 와 교육 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학교와 마을 공동체가 함께 자연·생태환경을 중심으로 수년간 교육을 펼쳤고, 입소문을 타면서 재학생 수도 서서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4년 20명이던 전교생 수는 생태교육 시행 1년 뒤 35명으로 늘어, 이듬해인 2017년에는 57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후에도 매년 10~20명 단위로 쑥쑥 늘던 재학생 수는 올해 90명까지 증가했다.
# 제주도 밖에서 전학 행렬 제주지역 다른 학교들과는 달리, 이 학교는 재학생의 90% 이상이 제주도 외에서 전학을 온 경우다. 생태 교육을 한다는 점 때문에 일부러 찾아와 선흘리에 정착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학교만의 ‘특별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폐교 위기의 분교에서 초등학교로 승격하는 건 제주에선 함덕초 선흘분교장이 유일하다. 이전에도 분교에서 본교로 승격하는 경우는 제주시 해안초등학교 등 여러 사례가 있었지만, 대부분 시내 인근에 주거지가 형성되면서 자연스레 인구가 늘어난 데 따른 영향이 더 컸다.
분교에서 본교로 격상을 추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교직원 수 증가와 학교 자체적으로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 등이 꼽힌다. 초등학교 산하 분교로 남아있을 때와 달리 본교가 되면, 학교장을 둘 수 있고 행정직원 등도 늘어나, 학생들을 전담하는 인력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학교 운영위원회’를 따로 둘 수도 있다.
# 요리와 놀이를 통한 마을교육공동체...뽕그랭이 아이들은 마을과 동백동산의 품에서 안전하고 자유롭게 자라고 있다. 선흘 주민들은 동백동산습지센터를 기반으로 마을공동체를 이루며 지역의 자연자원인 생태교육에 관심을 갖고 자연과 함께하는 환경교육을 이뤄왔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현재는 문화와 역사자원에 관심을 가지고 교육을 통해 마을이 지속 가능하게 보전될 수 있도록 요리학교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에 이어 ‘뽕그랭이’이라는 이름의 요리학교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에서 온 아이들이 마을 어르신들로 구성된 ‘삼촌요리사’와 만나 요리를 통해 소통하고 선흘분교를 졸업한 언니들과 연결되어 학부모들의 숨겨진 재능을 끌어내 참여하게 한 귀한 시간이 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마을교육공동체사업 공모로 이뤄지고 이상근 사진작가의 참여로 아이들과 삼촌요리사, 졸업생, 학부모보조강사의 요리모습, 어르신들과의 놀이모습 등을 담은 선흘리요리학교 ‘뽕끄랭이’를 펴냈다.
# ‘폐교 논의’ 7년 만에 ‘초등학교 승격’
제주도교육청은 선흘분교장의 본교 승격 준비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승격 준비에 착수했다. 선흘리 주민 등으로 구성된 ‘선흘분교장 본교 추진위원회’가 2021년 6월, 교육청에 본교 승격을 요청했다. 드디어 올해 람사르습지 선흘곶자왈 동백동산을 배경으로 하며 건강생태학교로 운영되던 제주시 조천읍 소재 함덕초 선흘분교가 선흘초등학교로 공식 승격됐다.
“자연과 더불어 행복하고 건강한 아이들”인터뷰 선흘초등학교 안미영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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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선흘리에서 살고 계신 어르신들도 아이들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며 정말 좋다고 하셔요. 아이들이 지나갈 때마다 말을 걸어주고, 웃음소리가 나니 마을에도 활기가 생겼다 합니다.”
중산간 곶자왈 생명의 숨터 동백동상 옆 고즈넉한 선흘1리 생물보전지역에 자리한 선흘초등학교. 그 커다란 자태만으로도 존재감을 뽐내는 아름드리 후박나무 나무 아래서 안미영 교감을 만났다. 방과후인데 학생들은 후박나무 아래 지역예술가가 작업해 기증한 벤치에 가방을 던져놓고 즐겁게 놀고 있다. 안미영 교감과 그 벤치에 앉았다.
“선흘초등학교의 제주형 자율학교 건강생태학교는 스스로 서는 나, 나와 다른 너, 어울려 사는 건강한 우리를 표방하며 수형이 정제하고 늘 푸르며 강인하고 단아한 자태에서 고결한 향기를 풍기는 후박나무처럼 아이들이 늘 푸른 꿈을 안고 미래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안 교감은 제주도의 경우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영향으로 ‘한 달 살기’ 등 한시적으로 머물다 가는 가정이 늘어났다면서 선흘초등학교의 경우 대부분 정착해 6학년까지 다니고 졸업하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선흘초등학교는 2014년, 2015년 전교생이 20명을 겨우 넘겨 폐교가 거론되었다고 한다. 2015년 건강생태학교로 지정되어 재지정, 재지정됐다. 2022년에는 본교로 승격하고 제주형자율학교로 지정됐다. 제주형자율학교는 다혼디배움학교, 건강생태학교, IB학교 등 3가지 종류인데 선흘초등학교는 건강생태학교로 지정됐다.
“선흘초등학교가 건강생태학교로 지정되고 2021년에는 전교생이 11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타운하우스, 편의점들이 생겨나고 땅값과 집값도 올라 주민들도 좋아하십니다. 그렇다 보니 주민, 마을 운동가 등도 적극 참여해 선흘요리학교, 생태교육 등도 실시할 수 있었습니다.”
“선흘초등학교 아이들을 앞으로도 쭉 제자로 키워, 지역사회에도 인재로 남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학교를 구심점으로 마을을 살리는 학교가 되고 교육과정도 제주에 맞는 메리트 있는 교육으로 학생, 학부모, 마을 모두가 윈윈하는 학교가 되도록 노려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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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인구가 나날이 감소하는 고성군의 경우도 제주 선흘초등 사례를 벤치마킹해 봄직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미래지향적 고성 발전의 중심축에 내 자녀 잘 키우는 것을 두는 것도 좋겠습니다. 나아가 초, 중, 고등학교 학교급을 연계한 소위 고성형 교육 사다리도 구축하면 좋을듯 합니다.
09/07 00:29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