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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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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의 기억 /강현수
2022 황순원문학제 제6회 디카시공모전 대상작품
장대비 쏟아지던 어느 장날
꽃상여 타고 감자 팔러 가신 어머니
오늘은 폭염 한 소쿠리 내다 파시는지
하늘 길 뒤꿈치까지 하얀 양산 쓰셨다
어머니의 숨
어머니란 이름은 누가 선물했을까? 꽃상여를 타고 가셨어도 자식들 걱정에 자꾸만 뒤돌아본다. 어머니는 이 무더운 여름을 걱정하며 땡볕에 이글거리는 폭염 한 소쿠리라도 내다 팔고 싶은 심정이다.강현수 시인 <하지의 기억> 디카시에서 한 여름날 햇볕에 그을린 늙고 주름진 얼굴을 기억하다 영상에 보이는 하얀 버섯 양산이라도 어머니에게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드러난다. 올 들어 여름은 자신의 모습을 민낯으로 확연하게 드러내고 있다. 폭염주의보는 몇 번이고 경보로 울리고 거기에 날씨는 우후죽순처럼 제멋대로다. 살기 힘든 세상임을 확연히 말하고 있다.하지만 이럴 때 어머니를 생각하면 잠재되어 있던 무한한 힘이 솟아오른다. 우리 마음 속 어머니는 늘 자식들 걱정이 먼저라 몸과 마음 편안할 리가 없었다. ‘엄마는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 위 시처럼 우리 어머니들이 그렇게 살다가셨기에 우리 기억 속에서 어머니를 생각하면 늘 죄스러운 마음이 앞선다. 어머니의 이름 앞에는 누구나 나이가 무색하리만큼 눈물이 먼저와 그리움으로 마중을 한다. 희생과 사랑의 이름, 어머니! 그 뜨거운 사랑으로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주셨던 분이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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