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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곳곳에서 대나무가 고사하고 있어 원인규명이 필요하다. 사진은 대가면 한 마을에서 발견된 고사한 대나무숲 모습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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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군내 곳곳에서 대나무가 꽃을 피운 후 말라죽는 현상을 보여 주민들이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일명 ‘개화병’이라 불리는 이 현상은 고성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천과 하동, 울산, 전남 부지역 등 남부지역에 집중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민 A씨는 “지난 겨울 이후 대나무에 꽃이 피더니 말라죽기 시작했다. 겨울이면 누렇게 변한 적이 있었지만 봄이 되면 다시 새잎이 돋았는데 이번에는 봄이 지나니 고사 속도가 더 빨라졌다”면서 “고령의 주민들 사이에서는 대나무꽃이 피면 나라에 흉사가 생긴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나고 자라 평생을 살고 있는 동네인데 대나무가 말라죽은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영문을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B씨는 “마을 안에 크고 작은 대나무숲이 곳곳에 있는데 누렇게 말라있어 흉물스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면서 “주민이 임의대로 처리할 수 없는 일이니 군에서 고사한 대나무면적이 얼마나 되는지, 어떻게 처리하면 되는지 등의 조사와 대책을 제시해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일부에서는 평년보다 적은 강수량, 병충해, 이상기온 등으로 고사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군내 대나무숲은 대부분 특별히 관리하지 않고 있는 데다 산림인접지에 주로 위치해있지만 임목으로 구분되지도 않았다. 고성군청에서도 이를 담당하는 과가 없어 정확한 피해면적이나 원인 조사 등이 원활하지 않은 형편이다.
군 관계자는 “대나무 고사와 관련해 군내에서도 면적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 “현장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으나 현재 고성군내에서 관리나 조사가 가능한 부서가 없고 국립산림과학원에서 대나무 고사에 대해 조사하고 있어 현재는 군 차원에서 대응책을 세울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 6월 사천과 하동을 비롯한 7개 시군 대나무숲 73개소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43%인 32개소에서 개화 흔적이 발견됐고, 집단고사가 발생한 대나무숲도 17개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달 중순에는 현장토론회를 진행했으나 대나무에 대한 연구자료가 부족한 상황이라 고사 원인이나 대책 등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는 진행되지 못했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가뭄과 기후변화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지만 아직까지는 명확한 원인이 밝혀진 것은 아니므로 연구와 조사가 더 필요하다”면서 “대나무숲이 만들어진 후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 상태로 오래 방치되면서 과밀화로 뿌리가 서로 얽혀 생기는 양분부족,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고사 등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고사 형태나 유전형질 비교 등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