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고성신문 |
|
지난 6월 4일 제12회 ‘열린아동문학상’시상식을 동시동화나무의 숲에서 치렀다. 새롭게 시작한 ‘고성 공룡이야기책 축제’와 함께 10회, 11회 시상식을 송동 고분군에서 치른 후 3년 만이다. 아직 채 끝나지 않은 코로나 상황이라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았는데도 200여 명의 축하객이 숲을 찾았다.
동시 부문 수상자 전병호 선생은 청주에서 전세버스를 동원했다. 아침부터 숲을 찾아와 해거름에 돌아가는 발길이 무거워 보였다. 모두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금요일부터 찾아와 온갖 일을 거들고 밤이 새도록 이야기꽃을 피우던 ‘전야제’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시상식이 끝나고 밤이 되어도 돌아갈 걱정 없이 온갖 술을 마시던 때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많게는 일곱 끼까지 숲에서 먹던 예원 선생의 음식 맛을 그리워하고 있었다.제12회 ‘열린아동문학상’ 수상자는 동시 부문은 전병호 선생, 동화 부문은 정영혜 선생이다. 전병호 선생은 《열린아동문학》 2021년 봄호(통권88호)에 실린 동시 「병산서당」으로, 정영혜 선생은 가을호(통권90호)에 실린 동화 「포상금이 얼마랴?」로 수상했다. 전병호 선생은 1953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198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된 후 동시집 『꽃봉오리는 꿈으로 큰다』, 『소금 얻으러 간 날』, 『꽃 속의 작은 촛불』, 『들꽃 초등학교』, 『아, 명량대첩』, 『민들레 씨가 하는 말』, 동시조집 『자전거 타는 아이』 등을 발간했으며, ‘세종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등을 받았다.
정영혜 선생은 1967년 경남 산청에서 태어나 2020년 ‘부산아동문학 신인상’을 받고 막 등단한 신인이다. 전병호 선생이야 이미 우리나라 중견 동시인으로 아동문학계에 우뚝 선 분이지만 정영혜 선생은 부산 아동문학판에 막 들어선 신인이다. 이것이 ‘열린아동문학상’의 매력이다. 대가든 신인이든, 청탁작품이든 투고작품이든 작품만 우수하면 누구나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열린아동문학》이 어려운 고비를 굽이굽이 넘기면서도 오늘까지 버틴 것은 우리나라 아동문학가들에게 생애 최고의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지면을 주기 위해서다. 청탁서를 받으면 생애 최고의 작품을 쓰기 위한 설렘을 주기 위해서다. 그래서 참기름, 감말랭이 같은 고소하고 달콤한 원고료를 주고, 화선지에 정성껏 작품을 써주고, ‘방파제’로 ‘동동숲’으로 필자들을 모셔 ‘열린한마당’을 펼쳐주고, 이 세상 어디에도 볼 수 없는 ‘열린아동문학상’을 차려 주는 것이다.
아동문학가들을 귀히 받들고, 아동문학 작품의 깊이를 한 뼘 한 뼘 늘이고, 변하지 않는 동심으로 따뜻하게 어깨를 겯고 살자고 ‘동시동화나무의 숲’을 가꾸는 것이다 .‘열린아동문학상’이 빛나는 것은 쌀 한 포대, 마늘 한 접, 양파 한 망 같은 것을 슬그머니 두고 가는 김준수 님, 배성수 님, 최찬률 님, 배성관 님 같은 대가면 연지리 방화골 주민들 덕분이다.
하일면 임정수 교장 선생님은 손수 담근 담금주를 가져오고, 약샘골 제욱모 사장님은 손수 재배한 산마늘 장아찌를 가져오고, 안국사 대안스님은 도자기와 된장ㆍ간장을 가져온다. 수상자에게 줄 두 개보다 많은 것은 멀리서 온 아동문학가들에게 추첨으로 나누어 준다. 그래서 시상식은 기쁘고 즐거운 잔치 마당이 되고, ‘열린아동문학상’은 우리 아동문학가들 가슴에 ‘따뜻한 상’, ‘받아보고 싶은 상’으로 기억된다.
다시 숲으로 돌아온 ‘열린아동문학상’시상식이다. 연지리 방화골 주민뿐만 아니라 고성 군민 한 분, 한 분이 이런 따뜻한 마음을 보탤 때 ‘열린아동문학상’은 대한민국 최고의 문학상이 되고 ‘열린아동문학상’시상식은 대한민국 최고의 문학 축제가 될 것이다. 여기에 ‘고성 공룡이야기책 축제’까지 보태지면 ‘동시동화나무의 숲’은 천년을 꿈꾸는 명품 숲이 될 것이다.
또 하나의 꿈 ‘한국아동문학관’이 세워져,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어른이 되기 전에 꼭 한 번 와 봐야 할 숲’이 되면 우리 고성은 아동문학 전문 출판사가 모여들고, 다양한 아동도서 전문서점이 생기고, 덩달아 아동용품 전문점이 줄줄이 생기는, 그야말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아동문학 도시’가 될 것이다.“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