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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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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양향숙(디카시마니아)
한없이 큰 나무인줄만 알았습니다
당신이 자리에 누운 뒤에야
가슴에 뚫린 구멍이 보였습니다
저는 몇 개나 뚫었을까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길 위에서
내일은 보이지 않는 약속의 길이다. 그리고 오늘은 어제를 추억 삼아 어제보다 다른 오늘을 지나가는 길 위에서 귀한 인연으로 어머니 이름을 배우고 그의 젖줄을 통해 생명의 눈을 뜬 우리들이다. 그러나 알 수 없는 우리들의 생각으로 각자 다른 길 위에서 어머니의 가슴을 뚫고 아픈 눈물을 흐르게 했던 지난날의 기억이 스쳐 지나간다. 왜 유독 어머니 생각만 하면 말문이 막히고 갑갑함이 먼저 밀려올까? 양향숙 시인 <어머니> ‘당신이 자리에 /누운 뒤에야/ 가슴에 뚫린/ 구멍이 보였습니다’ 어머니는 모든 자식에게 일어난 문제의 당면 해결사이며 열두 치마폭으로 이리저리 그들의 허물을 덮고 숨기는 일이 다반사였다. 어머니 모습은 언제나 억척스럽고 씩씩했던 모습이었지만 어느 사이 나무 장작처럼 말라 비틀어지고 굽어진 등과 어눌한 말투에서 우리는 어머니의 노쇠함을 확인하며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는 길만이 보일뿐이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어머니 가슴에 대못으로, 때로는 鋌(정)으로 파놓았을 구멍 사이 찬바람이 스며들었을 것을 생각하면 어머니를 향하는 마음은 후회와 부끄러움이 앞서지만 어머니 앞에만 서면 다시 작았던 아이의 모습으로 응석을 부리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 같다. 평생 철들지 못하는 우리들이기에 휑하니 비인 어머니 가슴을 바로 볼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기다려주지 않는 시간들을 애석해 하며 어머니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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