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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쾌영 공무원노조공성군지부비대위원장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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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가 끝이 났다. 당선자에게는 축하를 보내며 낙선의 고배를 마신 후보자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특히 우리지역에서 이번 선거가 진영대결의 양상마저 보이면서 서로간에 고소고발을 주고받는 혼탁한 선거였다. 법의 시시비비를 가려야겠지만 큰 변고 없이 선거가 끝난 것은 고성군민의 높은 정치의식이 한 몫 했다고 본다.
이제 차분히 일상으로 돌아가서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탈락자는 왜 군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는지 뒤돌아 보고 당선자는 군민들에게 약속한 공약을 지키고 지역화합과 발전에 어떻게 기여할지 고민하면서 임기가 시작되면 즉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여기에 덧붙여 이번 선거를 계기로 공무원노조 책임자로서 당선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부탁이 있다.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지 특정 정당을 위한 조직이 아니다. 선거에 이겼다고 공무원조직을 자당의 하부조직처럼 여겨서는 안 된다. 아시다시피 민선7기에서 진영대결이 치열했다. 대결이 치열할수록 진영간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공무원조직을 흔들고 이용했다. 그럴 때마다 공직사회는 큰 부침을 겪었다.
대표적인 것이 ‘보건소장 생일 축하사건’이었다.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사태로 인해 공무원, 특히 보건관련 공무원들의 고통은 극심했다. 가정을 챙길 시간도 없이 일에 매달려도 끝을 알 수 없는 고난의 순간이었다. 그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서로를 위로할 수 있는 동료가 있기 때문이었다. 같은 처지의 부서동료들끼리 축하할 몇 가지 일을 계기로 위로의 자리를 가진 것조차 정쟁의 대상으로 몰아간 것은 편가르기 정치가 만들어 낸 웃픈 현실이었다.
또 ‘회화면 세탁공장 건축허가 건’도 절차상 하자가 없는 줄 알면서도 감사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4명의 부서장을 직무배제부터 하고 언론브리핑을 통해 과도한 망신주기를 한 것은 자기 정치에 공무원들의 곤궁한 처지를 이용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선거를 통한 권력 획득이 일반화된 민주정부에서 엽관제의 폐단을 없애고자 도입한 직업공무원제도는 공무원이 권력의 눈치를 보지 말고 오로지 국민만 보고 일하라는 명령이다. 공무원은 정치적 결정을 집행하는 행정조직에 불과하다.
고성군에 동물복지센터와 유스호스텔을 건립할지 말지는 정치적 타협과 결단의 문제이다. 그러나 정치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사이 큰 고통을 당한 것은 공무원들이었다. 대립이 격화될수록 양 진영으로부터 자신의 편에 서서 상대방을 공격하는 전위부대의 역할을 강요받거나 그렇지 않으면 배신자 취급하며 욕받이가 되기 일쑤였다.
‘공무원 월급에 욕값이 있나’라는 자조 섞인 하소연이 나온 이유였다.민주국가가 다당제를 도입하는 이유는 주권자인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한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이다. 그 경쟁이 대결적 경쟁보다는 소통과 협치를 통한 발전적 경쟁이었다면 군민들로부터 더 큰 박수를 받았을 것이다.
특히, 고성처럼 좁은 지역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공무원들도 고성군 행정조직의 일원으로서 그 경쟁에 동참하여 고성군 발전을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할 수 있었을 것이다. 못내 아쉽다.
끝으로, 이상근 당선인에게 당부드린다. 공무원은 누구의 편도 아니다. 군민이 선택한 사람의 군정철학을 공유하고 고성군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조력자이다. 호사가의 언사처럼 백핵관이니 인사보복이니 하는 우려가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