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의 무기한 연기로 송학동고분군을 포함한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가 차질을 빚게 됐다. 고성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1일 유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6월 19일부터 30일까지 러시아 카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45차 회의를 잠정연기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올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의장국인 러시아는 이번 회의를 무기한 연기하자고 먼저 제안한 바 있다. 유네스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최근 이탈리아와 일본 등 다른 세계유산위원국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 이후 별다른 반대 의견이 나오지 않아 연기가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월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국제사회에서는 평화를 지향하는 유네스코 정신을 러시아가 훼손했다며, 러시아에서 세계유산위원회를 열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국제적인 비판 여론을 의식한 러시아가 위원회 개최를 포기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1개 위원국으로 구성된 세계유산위원회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세계유산 등재를 최종결정한다.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는 6월 중하순 러시아 카잔에서 개최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었다.
세계유산 등재가 추진되는 가야고분군은 고성 송학동고분군을 비롯해 남원 유곡리·두락리, 고령 지산동, 김해 대성동, 함안 말이산, 창녕 교동·송현동, 합천 옥전고분군 등 영호남 일대를 아우르고 있다. 지난해 9~10월 두 차례의 패널회의 당시 현장에서는 가야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이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위원회 개최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송학동고분군이 포함된 가야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도 당초 예상된 6~7월 결정이 불가능해졌다.
세계유산위원회 연기 소식이 알려지자 문화재청을 비롯해 등재 대상에 포함된 가야고분군 지역은 긴급 영상회의를 열고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군 관계자는 “그동안 군민들이 한 마음으로 염원했던 송학동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가 무기한 연기돼 아쉽고 안타깝다”면서 “문화재청과 세계유산등재추진단, 경남도와 함께 등재 반대 민원 등에 대응하고 세계유산 등재 연기와 관련해 군민이 동요되지 않도록 계속해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